2011년 우리말 (비채)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을 읽고 놀랐던 즐거움이 지금도 생생(?) 합니다. 사용한 소재는 기존 미스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 들 뿐이고, 핵심 소재 역시 마찬가지인데, 어째서 흔한 재료만으로 반죽을 빚었는데 탄생한 녀석은 정말 맛깔나는 빵이었다고 말이죠. 똑같은 재료를 갖고만들어도, 누가 만드느냐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는 건 비단 이쪽 세계만의 이야기는 아닐 겁니다. 살아가는데 필수인 음식의 세계만 들여다보아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죠.
그런 의미에서 이번 작 <산마처럼 비웃는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핵심 힌트이자 소재인 '거시기'의 경우 참 흔해 빠진 것입니다. 개나 소나 사용해서 이제는 식상할대로 식상한 소재인 것이 분명한데도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서 맛이 확 달라집니다. 깨알같이 뿌려놓은 복선(정말 깨알 같습니다.)과 그걸 간단하게(?) 회수하는 작업과 마지막에 엎치락 뒤치락하는 구성까지, 전작의 재미를 그대로 계승하고 있습니다.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을 재밌게(?) 읽었던 사람이라면 <산마처럼 비웃는 것> 역시 비슷한 정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다만 막판 마무리 만큼은 잘린 머리 쪽이 더 맘에 듭니다.
평점 8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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