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10일 월요일

저택섬 - 히가시가와 도쿠야

2005년 동경창원사
2008년 문고
2011년 우리말(폴라북스)

유머(피식) 미스터리로 나름 입지를 구축한 작가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우리말 첫 소개작. 이걸 처음으로 읽은 것이 아마 2년전 정도 였던 것 같은데, 당시에는 우리말로 소개 될 거란 상상은 하질 못 했다. 그러다가 우리말로 나올 예정이란 걸 보고 내심 놀랐던 기억이 난다. 이 녀석이 나온 것만 해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후로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다른 작품들이 속속 (벌써 세 작품이 더 나왔다.) 우리말로 발간되는 걸 보면서 이제는 그 놀라움을 가슴에서 지울 법도 할 만한데, 여전히 당황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뭐 그렇게 소개된 계기는 그야말로 '뻔한 것'이었긴 하지만, 어쨌든 일정 수준 이상의 미스터리가 계속 나와주는 것 자체로 고마울 따름이다.

뭐 내용이야 인터넷 서점 잠깐만 들여다봐도 대충 다 알 수 있는 것이니 넘어가고, 유머와 미스터리 얘기나 해볼까 한다. 원서로 먼저 읽고 현재 우리말로 재독한 것이라 아무래도 첫 느낌이 바랜 점도 있으니까 그걸 고려해야 할 것이다.

유머. 유머라는 것은 사람마다 고유의 코드가 있기 마련이다. 물론 공통 요소도 있다. 그렇다면 <저택섬>의 유머는 어디에 속할까? 엄밀히 말해 <저택섬>의 유머는 빼어나다고 보기 힘들다. 그렇다고 허접쓰레기 수준으로 낮출 필요까지는 없지만, '살인사건'이 일어났는데, 실실 쪼개는 캐릭터들이영 미덥디 못할 수도 있고, 심각해야할 분위기가 이 유머 때문에 카스테라 같은 느낌이 든다. 무게감 있는 미스터리를 원하는 독자한테는 이 런 병신같은 게 다 있나!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이고, 가벼운 미스터리가 읽고 싶은 사람이라면 딱 맞는 녀석이다. 이런 것은 독자의 기호에 따른 호오가 갈리는 것이지 그것이 미스터리의 평점을 좌우하는 건 아니다. 추리소설에서 제일 중요한 미덕은 역시 '미스터리'! 이거 하나만 잘 짜놓으면 나머지는 그냥 덤일 뿐이다!해서 미스터리. 트릭 미스터리다. 콜롬부스 달걀 같은 녀석이다. 알고 나면 참 쉽고, 모를 때는 대단해 보이는 그런 트릭 말이다. 미스터리에서는 그런 깔끔한 트릭이야말로 깨끗한 맛 때문에 돋보이기 마련이다. 여기에 독자를 피식(유머)하게 하는 상황 설정(대사)와 복선(단서)를 교묘하게 엮어놓은 것이 <저택섬>의 장점이다.

단, <저택섬>은 미스터리 초심자 용이 아니다. 물론 몰라도 핵심 트릭(재미)은 충분히 즐길 수 있지만 그것 만으로는 저택섬의 모든 재미를 만끽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소한 십각관(이 녀석은 일본 미스터리를 꾸준히 읽고자 한다면 반드시 거쳐가야할 녀석이다.)과 여탐정이 무얼 말하는지는 알고 보면 좋을 것이다.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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