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13일 화요일

정신자살 - 도진기

2011년 들녘 (미스티 아일랜드)

새로운 브랜드로 런칭됐길래 스탠드 얼론인가 싶었는데, 까놓고 말해 <어둠의 변호사 시리즈> 최신작.  처음에 시리즈 2권이 나온 이후로 잠깐 소식이 뜸했다가 나온 것이라서 더욱 반가왔다. 사전에 아무런 정보 없이 - 그 흔한 소개문구 하나 신경쓰지 않았고, 오로지 알고 있는 것은 책 제목과 작가 뿐이었으니까. 그래서 초반 챕터에 익숙한 이름이 나왔을 적에 무척 기뻤다. 아싸! 시리즈 최신작이구나 하고 말이다.

간략한 스토리는 책 소개문구만 봐도 알 수 있는 것이니 굳이 여기서 키보드 내구성을 깎아가면서 설명할 필요는 없으니 넘어가기로 하고, 간단하게 이야기나 해볼까 한다. 물론 헤살은 없을 것이다. (아마도?)


가장 굵직한 트릭과 소소한 트릭이 혼재하면서 그 속에는 물리 트릭과 비물리 트릭이 다시 얽혀있는 모양새. 그렇다고 그것이 마구잡이식 공사를 벌려놓은 것이 아니라 기초부터 탄탄한  '거미줄'같아서 전체 그림을 이해하는 데는 전혀 어려움이 없다. 단 하나의 사실로 모든 사실이 꼬치 꿰듯이 통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결정적 트릭에 있을 것이다.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이 작품의 평가는 많이 달라질 것 같다.

초반 주인공 등장 에피소드가 꽤 맘에 들었다. 그리고 그건 나중에 또 하나의 에피소드와 어울려서 주인공의 조수(?)가 얘기해주는 힌트와도 이어진다.  힌트 자체가 뜬금 없이 등장하는 것 보다는 작은 에피소드와 이야기 그리고 그 속의 복선이 맞물리면서 자연스레 등장하도록 꾸미고 있다. 하지만 처음 에피소드는 주인공 소개와 더불어 자연스런 느낌이었다면 두 번째 이야기는 작위적인 느낌이 강했기 때문에 위화감이 들었다. 과연 두번째 녀석 없이 조수가 조언을 했다면 그건 그것대로 이상했을테고 그렇다면 둘째 녀석을 어떻게 요리했어야 좋았을까? 나는 작가가 아니니 무책임하게 떠넘길 뿐이다. ㅋㅋ 또 하나는 우연에 의존한인 에피소드. 그 부분이 중요한데, 이 책을 마지막에 점수 메길 때까지 나도 어떻게 처리해야하나 고심했던 부분이다. 뭐 결론적으로는 감점 요인으로 들어갔지만.

그 외에도 복선을 지뢰 깔 듯이 깔고 있는 게 눈에 훤하다. 물론 어느 정도 진상을 깨닫고 나면 수면위로 올라온다는 얘기. 그 전까지는 복선이라고 생각지 못했던 녀석들도 있으니까 말이다. 특히 중간에 출판사 측의 '명백한' 오타가 아닌가 싶은 (실제 오타 부분도 있다) 부분이 있는데, 나도 똑같이 생각하고 있던 대목이라서 순식간에 이건 일부러 그런거다! 라고 확신하면서 나름 자신의 추리에 힘을 싣다가 '미끌'한 부분은 스스로도 좀 부끄러웠다.

결말은 호오가 갈릴 것 같다. 물론 나는 好~. ㅋㅋ
모 영화가 떠오르기도 하는데, 그 거시기 영화는 정말 쓰레기였다.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말이다. 영화 2편도 나온다는데 정신자살 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영화다.

이로써 어둠의 변호사 시리즈도 전환기를 맞이하지 않았나 싶다. 이번<정신 자살>로 가장 큰 혜택을 본 것은 역시 주인공 '고진'이 아닌가 싶다. 주인공 캐릭터성도 탄탄해졌고, 상대역(?)도 정해진 듯 하고, 정규직(?)으로 보이는 캐릭터들도 보이는 등, 1부끝 2부 시작! 개봉박두! 같은 느낌이 든다. 따라서 다음 작품에 기대를 거는 독자들도 많을 것 같은데, 이래저래 작가한테 스트레스로 작용할 것 같다. 즐거운(?) 스트레스로 말이다.

다만 책 판형이 바뀐건 감점이다. 1,2,3권 꼽아놓고 봐라. 이게 뭔 짓인지. 내가 책 사모으면서 제일 싫어하는게 책 판형을 막 바꾸는 건데 말이다. 그걸 이 시리즈에서 볼 줄이야.....ㅠ.ㅠ

평점 7 / 10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