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이 있니? 그런데 아이야, 소원을 빌기 전에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단다.'
나한테 누군가 단 하나 소원을 들어준다면 난 이렇게 답할란다.
우주평화!
아무튼 하지은의 이번 작품은 '소원'을 들어주는 남자의 이야기다. 총 7개 단편이 수록되었는데, 각 단편은 독립적인 내용이면서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기에 그냥 하나의 장편으로 생각해도 별 지장은 없다.
이번작에서 주목할 부분은 각 단편에 쓰인 소재다. 마지막 작가 후기(스페셜 피처라고 되어있다)에서도 작가 스스로 밝히고 있지만 사실 각 단편은 그대로 장편으로 발전시켜도 무방할 내용이기 때문이다. 특히 하지은의 전매특허인 예술과 성장이 얽힌 스토리는 두 번째 단편 <시인의 방>에서 짤막하지만 그대로 맛 볼 수 있다. 또한 첫 단편 '걸작의 방'은 광기에 사로잡힌 예술(?)가가 등장하고, '연인의 방'에서는 사랑과 증오의 로맨스를 맛 볼 수 있고, '부정의 방'은 나중에 따로 떼어서 하지은식 유머와 미스터리를 잘 섞으면 괜찮은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보여주고, '여인의 방'은 '연인의 방'과는 다른 의미의 로맨스적인 내용이며, 마지막 '의사의 방'은 작품 전체의 분위기 반전을 다룬 녀석이다. 이 녀석 덕분에 <보이드 씨의 기묘한 저택>의 '기묘한' 이란 문구가 제법 잘 살아나지 않나 싶다.
내용 뿐만 아니라 가격대 성능비도 만족스러워서 후속편이 나온다면 좋을 녀석이다. 특히 '부정의 방'에서 등장했던 휴안과 루서 콤비는 부디 다시 보고 싶다.
평점 7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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