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노블레스 클럽'이란 브랜드는 양산형 판타지 출판에 열을 올리던 출판사가 기특하게 만든 녀석이다. 여기서 소개하는 <라크리모사>는 <하얀 늑대들>로 인지도를 올린 윤현승의 신작 소설이다. 400페이지 정도 두께를 자랑하는데, 딱 1권으로 완결나는 내용이다보니 접근하기 좋고 내용 자체도 스릴러 지향이다보니 쉽게 읽을 수 있다.
이탈리아 한적한 마을의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고 있는 루카르도. 딸 베니카를 무척 사랑하는 루카르도에게 경찰로부터 전화가 온다. 도서관 관장이 연쇄살인범 용의자이니 도서관에서 벗어나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다시 낯선 여인에게서 온 전화. 이번에는 '절대로 도서관에서 벗어나지 마세요'라는 내용. 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 것일까? 살인범은 누구? 범인의 목적은? 도서관 지하에 숨겨진 비밀은? 세계의 멸망? 구원? 딸 베니카는?
처음 시작은 미스터리이지만 설정은 판타지이다보니 초중반에 별로다락 생각하는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고, 초장부터 판타지로 인식하고 있던 독자라면 끝까지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전자의 경우였다. 세계의 멸망이네 어쩌네나 나오는 순간 김이 좀 팍 새긴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다 읽고 나서 느낀 소감은 '재밌다'이다. 한정된 공간과 한정된 인물이라는 좁디 좁은 공간과 설정으로 세상의 운명을 놓고 벌인다는 스펙타클한 설정간의 불균형(처음에는 좀 괴리감도 느끼겠지만 좀 참다보면 그리 거슬리는 설정은 아니다.)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인물들의 변모가 볼거리다. 판타지 스릴러라고 붙여도 알맞을 정도로 적당적당하게 반전을 활용하고 있어서 책장 마지막까지 즐겁게 읽을 수 있다.
경계문학을 지향하는 노블레스 클럽이란 브랜드에 딱 맞는 내용의 소설이었다.
판타지와 미스터리의 장점을 적절하게 따다가 융합한 스릴러. 멸망이 어쩌구 저쩌구 하는 것은 좀 유치하지만 그 외에는 별 불만은 없다. 다음에는 어떤 신작을 선보일지 내심 기대가 된다.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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