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16일 화요일

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 - 시마다 소지

2012년 우리말 (두드림)

원제는 '소세키'와 런던미라 살인사건이다.
잘못 발음하면 소새끼와 런던미라가 되니까 그래서 나쓰메 성을 붙인 것도 있을 것이고, 일본애들은 소세키 하면 아 그 소세키 하고 다들 알겠지만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소세키인지 소새끼인지 알게 뭐람일 것이다. 초장부터 제목 가지고 뭐라 한 이유는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쓰메 소세키가 등장하는 것은 물론 '셜록 홈즈'도 출연하기 때문이다. 이 책이 처음 출판됐을 당시의 일본애들 시점으로 생각해보면 대단히 흥미로운 소재였을 것이다. 소세키와 홈즈라니.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수준의 내용이다. 게다가 머리말은 왓슨이 남긴, 알려지지 않은 수기와 소세키의 런던 체류기를 바탕으로 사실을 기반으로 했다는 내용까지 곁들이고 있다.

이야기는 두가지 시점으로 진행된다. 소세키와 왓슨. 그리고 두 가지 시점을 공유하는 홈즈가 존재하는데, 전자가 바라보는 홈즈와 후자바 바라보는 것에는 전혀 다른 시점을 갖고 있다. 소세키 속에서 나오는 홈즈는 우스꽝스런 미치광이 같은 캐릭터로, 왓슨의 홈즈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명석한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처음에는 전자의 묘사가 불편한데 읽다보면 묘한 설득력(?)이 있다. 실제로 홈즈가 존재했다면 일반인들의 눈에는 저랬을지도 모르겠다는 그런 느낌.

잘 만들어진 동인소설, 팬픽이다. 나쓰메 소세키와 셜록 홈즈 둘 다 알고 있다면 <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은 한 번 쯤 읽어볼 만한 소설이다. 유쾌하고 즐거운 내용이니 부담없이 읽기 좋다.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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