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22일 화요일

시인~자살 노트를 쓰는 살인자 - 마이클 코넬리

1996년
2009년 우리말 (랜덤하우스)

 마이클 코넬리의 대표작으로 전혀 손색이 없는 <시인>. 아마 마이클 코넬리 입문작으로 어떤 책을 추천하겠느냐? 하고 한다면 저는 주저없이 <시인>을 선택할 겁니다. 그만큼 재밌는 미스터리거든요.

 간단하게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주인공 나 - 잭 매커보이, 직업은 신문기자 - 형(형사)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여대생이 허리가 동강나서 죽은채 발견된 끔찍한 살인사건을 추적중이던 형이 담당 사건에 너무 몰입하다 생긴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이라고 경찰들은 발표하지만, 나는 거기에 수긍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형의 자살 사건을 면밀히 조사하다가 뜻밖의 단서가 포작되죠. 그래서 자살 사건은 살인 사건으로 바뀌고 기타 비슷한 유형의 사건이 다른 곳에서 발견되면서 <시인>의 미스터리는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자살로 위장된 형사들의 죽음. 그리고 유서로 남긴 애드거 앨런 포의 시에서 발췌한 문구들....

 줄거리만 봐도 상당히 흥미진진하다는 느낌이 들 겁니다. 600페이지 정도로 볼륨감도 장난 아닌 녀석인데 초반 정교하게 묘사되는 사건과 1인칭 주인공 시점을 통한 내면 묘사가 독자를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하도록 만드는 마력을 구사합니다.  여기에 범인 시점을 다루는 챕터가 듬성 듬성 섞여 들어가서 소설에 긴장도 불어넣어줍니다. 이런 것들이 잘 섞여서 <시인>은 참 깔끔하게 읽히는 거죠. 바로 마이클 코넬리의 강점이 그대로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다른 작품에서도 알 수 있지만, 마이클 코넬리는 참 친절한 작가입니다. 묘사도 꼼꼼하고 충실하고 독자를 배려할 줄 아는 작가이죠. 그래서 두꺼운 책임에도 부드러운 치즈 케익 처럼 조금만 먹어야지 하면서도 계속 해서 한 입 더 한 입 더! 하게 되는 거죠. 그러다 지금까지 먹은 치즈 케익 조각들을 다 합한 칼로리를 계산해 보고 독자는 놀라게 됩니다! 엇! 살 찌겠다! 그게 바로 '반전'입니다.  그렇게 <시인> 은 미스터리가 가져야할 덕목을 빠짐없이 갖추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건 전개, 캐릭터들의 관계, 그리고 마지막 뒷통수 때리기까지요. (단, 1996년도 작품이었다는걸 감안을 해야할 부분도 존재합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죠.)

 보통 이렇게 두꺼운 책을 보고 나면 흔히들 드는 생각이 이런 부분은 좀 빼버리고이런 부분은 추가하는 편이 낫지 않나? 하면서 맘대로 작가의 고뇌(?)를 부정하는 생각을 하는데, <시인>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두껍긴 한데 어디를 빼야할지 참 고민하게 만들 정도로 군더더기가 거의 없는 미스터리거든요. 추천작!

 평점 8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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