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9일 수요일

ALONE TOGETHER - 혼다 다카요시

2000년 후타바샤
2003년 문고판
2010년 우리말(소담출판사)
 
<미싱>이란 단편집에 몇 년전인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물론 우리말로 말이죠. 그 속에 들어간 단편은 미스터리는 미스터리인데, 정통 미스터리는 아니고 뭐랄까 그냥 미스터리 플롯을 살짝 가져다가 쓴 ‘일반 소설’에 가까운 내용이었는데 이게 의외로 대박이었습니다. 책 제목 그대로 ‘상실’을 그린 단편으로 각 단편은 독립적이지만 ‘미싱’이란 걸로 한데 묶이는 연작 단편집같은 분위기였는데, 국내에는 얼마나 팔렸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꽤 즐겁게(?) 읽었고 아는 사람들한테 추천도 좀 하고 했었습니다.그러다가 작가(혼다 다카요시)의 첫 장편 소설을 바로 구해서 읽고 역시 이 작가는 ‘일회성’이 아니구나하는 어떤 ‘확신’을 얻을 수 있었는데, 그것이 이번에 소개할 <얼론 투게더(Alone Together)>입니다. 장편소설이라고는 해도 뭐 일본 소설 대부분이 분량이 매우 적듯이 이 녀석도 차 한잔 마실 시간(......)이면 술술 읽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일단 전작(이자 데뷔작) 은 그래도 ‘미스터리’라는 수식어를 달아줄 여지가 많았는데, <얼론 투게더>는 연필로 쓴 미스터리라는 수식어를 지우개로 군데 군데 지워서 좀 보일 듯 말듯하게 만들었더군요. 아예 없는 것은 아닌데, 미스터리만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많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그럼 성장이야기인가? 라고 묻는다면 이 또한 아니오!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습니다. 주인공이 가진 ‘능력’을 보면 이건 또 판타지인가?라는 질문이 나올지도 모르겠는데, 여기서도 대답은 No입니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그럼 뭐냐? 하면 그냥 짬뽕입니다. 전작이 상실이 관한 이야기였다면 이번에는 제목 그대로 얼론과 투게더 이야기입니다. (응? ^^;;;;;;) 주인공 자신의 이야기는 물론이고, 의뢰를 받은 의대교수의 이야기, 주인공이 다니는 학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주인공과 연인의 이야기를 통해 절망과 희망은 백지 한 장 차이이고 그것들은 언제나 ‘함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죠. 그게 바로 <얼론 투게더>가 말하고자 하는 바이고, 미스터리, 로맨스,판타지 등은 그걸 장식하기 위한 소도구일 뿐입니다.
 
물론 어디선가 좀 본 듯한 읽은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만 가장 큰 의문은 굳이 장편으로 했어야 하는가?라는 점입니다. 장편보다는 그냥 연작 단편이 더 잘 어울렸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혼다 다카요시의 다른 작품 등 여라 작품도 국내에 소개될 기회가 있을지 없을지 걱정이 들기도 하는데, 이왕이면 소개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미스터리’만으로 <얼론 투게더>를 읽었다간 후회막급일 겁니다^^
 
평점 5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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