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12일 수요일

싸우는 사서와 사랑하는 폭탄 - 야마가타 이시오


2005년 슈에이사 슈퍼 대시 분코

본서는 <제4회 슈에이사 슈퍼 대시 소설 신인상> 대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작가 야마가타 이시오의 수상작이자 데뷔작이기도 합니다.

먼저 제목 얘기부터.
제목의 싸우는 사서는 소설 주인공 '하뮤츠 메세타'를 지칭합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폭탄은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 '콜리오'를 말합니다.
이 두 개의 타이틀을 합친 것이 소설 제목입니다.

스토리도 제목 그대로의 내용입니다. 무장사서 하뮤츠와 인간 폭탄 콜리오로 나뉘어서 진행되다가 두 흐름이 한 데 합쳐져 결말로 이어지는 구성입니다. 일단 소설의 핵심은 [책]입니다. 죽은 이의 기억이 보존된 [책]이 있고 이걸 보관하는 도서관이 존재합니다. 도서관에는 책을 관장하는 사서가 있는데, 이 사서는 단순히 '사서 자격증'을 딴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엘리트 중의 엘리트만이 될 수 있는 직업입니다. 그런 사서 중에 유명한 사람이 바로 하뮤츠 메시타입니다. 위에서 잠깐 지나가듯이 언급했습니다만 사서는 사서인데 앞에 두 글자다 더 붙습니다. 무장(武裝). 한자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싸우는 사서'입니다.

이야기는 인간 폭탄 콜리오가 무장사서 하뮤츠 메세타를 암살하기 위해 트애트 광산마을에 찾아오면서 시작합니다. 자신의 존재 이유는 오로지 '하뮤츠 메세타를 죽이는 것' 이라는 세뇌를 받은 콜리오는 동료와 함께 광산마을에서 이리저리 하뮤츠 암살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무장사서 하뮤츠가 친절하게 코앞에 나타나서 '하니~ 나 죽여주셈~' 이라고 할 리는 없죠. 동료 1명이 불운하게 폭사하고 콜리오와 남은 동료 1명은 고민합니다. 그러나 남은 동료 1명 마저 행방불명. 그래도 콜리오는 자신의 사명을 다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런 콜리오 앞에 [책]을 파는 밀매상이 나타나서 이상한 책 조각을 그에게 건넵니다. 콜리오는 그 [책]안에서 수백년 전 [영원한 미소의 마녀]로 유명한 [고양이 빛깔 공주님] 시론을 만납니다. 그리고 콜리오는 그녀를 보는 순간 사랑에 빠지고 맙니다. 사랑하는 폭탄이죠.

하뮤츠는 자신을 암살하기 위해 마을에 숨어든 인간 폭탄을 하나 둘 제거하고, 콜리오는 하뮤츠를 암살하려고 합니다. 여기에 시론의 기억 그리고 콜리오를 이용해 허뮤츠를 암살하려는 배후세력까지 등장해서 이야기는 점입가경으로 빠져듭니다.

<싸우는 사서와 사랑하는 폭탄>은 '로맨스 소설'입니다. 뭣이? 라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폭탄 소년과 마녀 공주님의 시공을 초월한 사랑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아름답고 안타깝기도 하지만 결말을 알고나도 슬프지 않습니다. 중간에 섹시 다이너마이트 누님께 서 이런 저런 활약상을 보여주십니다만 어디까지나 소년과 소녀의 사랑이야기입니다. 여기에 [책]이라는 나름 독특한 세계관과 단순한 흐름을 살짝 비꼬아서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구성의 묘미도 갖춘 양질의 소설입죠. 초반의 단순한 사실들이 뒤로 갈수록 힘을 갖고 그것이 스토리 속에 적절히 녹아들어가서 결말로 치닫는 구성, 이런 거야말로 미스터리의 기본 중의 기본적인 문법이죠. 그래서 전 이 <싸우는 사서와 사랑하는 폭탄>마저 미스터리 카테고리에 넣습니다. 뭐 어디에 넣든 내 맘이긴 하지만요.
어쨌든 재밌는 책과의 만남은 언제나 가슴 두근거리는 일입니다.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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