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25일 화요일

시라토 오사무의 사건수첩 - 오쿠라 다카히로


2002년 후타바샤 (원제 : 툴 & 스톨)
2005년 문고판 (개제 : 시라토 오사무의 사건수첩)
< 세명째 유령>을 나름 재밌게 읽었던 기억을 토대로 이번에는 작가의 2번째 소설이자 단편집인 이 녀석을 읽어보았습니다. 데뷔작은 '라쿠고 시리즈'라고 해서 후속작으로 2권이 더 나온 어느 정도 인기를 끈 녀석이었는데, 이번에는 소설추리신인상 수상작인 '툴 & 스톨' 단편이 수록된 단편집이라고 해서 내심 기대가 좀 컸습니다.
일단 원래 제목이자 표제작인 '툴 & 스톨'은 주인공 시라토 오사무가 사건에 휘말려서 이리저리 휘둘림을 당한다는 내용입니다. 여기에 주인공은 와트슨 역도 아니고 탐정 역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냥 시라토 오사무는 사람 좋은 청년으로 '모든 건 계획대로!'라는 말에 농락당하는, 어찌 보면 불쌍한 인물로 나옵니다. 수상작이라고 하는 데 마지막에 모든 게 확 뒤바뀌는 구성자체는 괜찮지만, 역시 임팩트가 별로 없습니다. 단지 소매치기 수법에 관한 설명이 계속 나오는 데 이 대목이 재밌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4개의 단편.
원래 작가 오쿠라 다카히로는 '시라토 오사무'를 시리즈물 주인공으로 할 계획이 없었다고 합니다. 어쩌다보니 오사무가 주인공으로 -아니 그것도 탐정 역으로 업그레이드 된 - 후속 단편을 썼고 그걸 한 데 모아 나온 것이 <시라토 오사무의 사건수첩>입니다.
첫 번째 단편에서 농락당한 주인공이 두 번째 단편에선 뜻밖의 활약을 보여주고, 세 번째 단편에서는 은행에 갔다 강도사건에 휘말리고, 네 번째 단편에서는 스토커 퇴치, 마지막 단편에서는 다시 회귀해서 첫 번째 처럼 농락당하면서 끝납니다.
그래서 구성을 가만히 살펴보면 총 5 개가 가운데 단편(3번째)을 제외하고 서로 대칭을 이룹니다. 1-5는 농락당하는 주인공, 2-4는 탐정으로 활약하는 주인공, 3은 하드 액션물? 이런 식으로 말이죠. 특히 1번과 5번에서 나오는 '야마기리 준호'라는 여성이 매력적입니다. 왜 매력적인지는 여기서 밝히면 '헤살'이라 그냥 그렇다고만 해두겠습니다.
미스터리 장르는 일상 미스터리 계열에 속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일상이라고 해서 기타무라 가오루의 <하늘을 나는 말>같은 스타일이 아니라,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경범죄'를 다루고 있습니다. 소매치기, 불법광고부착, 상습절도, 스토커 이렇게 말입니다. (정 가운데에 들어간 단편만이 '은행 강도'를 다루고 있어서 좀 특이한 케이스입니다.) 독자는 주인공이 되어 사건에 같이 휘말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적당한 반전을 동반한 사건 진상이 밝혀집니다.
단지 각 단편은 일정한 패턴 - 주인공이 우연히 사건에 휘말린다. 계속 휘말리거나 해결하는 데 결정적 도움을 준다. 끝 - 을 답습하고 있다 보니 딱히 여기 저기 추천할만한 미스터리는 아니지만 한 번 지나가면서 읽어볼만한 정도의 재미는 줍니다.
평점 4 / 10

2008년 11월 19일 수요일

싸우는 사서와 밧줄의 공주 - 야마가타 이시오

2007년 슈에이샤 수퍼 대시 문고

<싸우는 사서> 시리즈 6번째이자, 일단 한 숨 돌리는 결말을 보여주는, 어찌보면 1부 끝! 2부로 계속 정도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밧줄의 공주>입니다.

6권의 내용을 딱잘라 말하면 '바보들의 대행진' 정도로 되겠습니다. 일단 표지에서 보이는 노로티(오른쪽) 아키트(가운데) 엔리케 (왼쪽) 이렇게 3명이 메인 캐릭터가 됩니다. 아키트라는 소년을 사이에 두고 엔리케와 노로티가 앞뒤로 대치되어있는 형국은 소설 단면을 잘 보여주는 구도입니다.

엔리케 앞에 노로티의 책이 나타나면서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예, 2권에서 죽지 않고 살아났던 그녀는 결국 죽어버립니다. 내용 까발리면 어떻해!! 라고 반문하겠지만 6권 처음에 '딱' 죽었다고 명시합니다. 낚시도 아니고 진짜 죽습니다. (도서추리 스타일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죠.) 엔리케는 노로티의 책을 들고 '끝나지 않은' 그녀의 이야기에 결말을 주기위해 도서관에서 모습을 감춥니다. 원래 노로티와 엔리케는 2권의 주인공이었습니다. 그 때는 엔리케가 비중이 더 높았지만 6권에서는 노로티가 비중이 더 높죠. 예, 노로티는 '공주님'이니까요. 아직 견습인 노로티가 어째서 죽을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것만이 아니라, 그녀가 무장사서 양성학교에 다니던 시절, 고향집을 떠나게 된 이유 등, 노로티의 추억도 같이 등장합니다. 2권과 6권을 같이 놓고 보면 괜찮은 분위기가 나지 않을까 싶네요. 2권에서는 엔리케 비중이 더 높았으니까요. 이렇게 엔리케가 노로티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녀의 기억을 반추하는 장면과 무장사서에 막대한 타격을 입히게 되는 신익교단의 최후의 카드, 2가지 장면이 번갈아가면서 나옵니다.

바보들의 대행진 중에서 일급바보, 특급바보, 규격외바보, '노로티' 공주님은 그야말로 바보중의 바보입니다. '이 세상 모든 건 내거야' 라면서 적도 아군도 친구도 무엇하나 포기할 수 없는 그런 바보중의 바보인 노로티. 그런 바보 노로티는 세상을 구합니다! 바보 만세~~

평점 6 / 10

2008년 11월 12일 수요일

싸우는 사서와 추억의 마녀 - 야마가타 이시오

2007년 슈에이샤 수퍼 대시 분코

<싸우는 사서> 제 5 탄입니다.

[무장사서의 정의를 되찾는다!]
배신자 용의가 걸린 젊은 무장사서 '볼켄'은 하뮤츠 메세타의 악행을 폭로하고 무장사서의 정의를 되찾기 위해 스스로 재판에 출두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재판당일 한 명의 여자와 모습을 감춘 볼켄. 그리고 하뮤츠는 볼켄을 추척하죠. 뭐 그런 이야기입니다.

하뮤츠는 시리즈를 아우르는 주인공입니다. 예, 분명 주인공 맞습니다. 그런데 하는 짓을 보면 정의의 사도가 아니라 악행의 사도라고 생각될 정도로 뭔가 핀트가 안 맞는 느낌이 마구 듭니다. 그리고 이번에 나오는 볼켄이란 정의 사도 청년이 오히려 이런 류 소설에 걸맞는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신참시절 볼켄이 목도한 하뮤츠의 악행 - 고깃덩어리를 몰살시켜버린 - 의 이유를 찾기 위해, 그리고 스스로 믿고 있는 정의를 위해 하뮤츠에 반기를 들어보지만, 역시 주인공에게 이길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볼켄의 결말은 예정돤 수순일 뿐입니다. 그리고 진실은 때로는 기쁘지만 때로는 아프죠. 예, 그런 겁니다. 차라리 모르는 편이 좋을 수도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뜻밖의 캐릭터가 활약을 합니다. 시리즈 3권 <검은 개미의 미궁>에서 나왔던 가짜 '레나스'라는 여성인데요, 이번 5편에서 큰 활약을 보여줍니다. 볼켄이 5권의 남자주인공이라면 레나스가 여자 주인공급이죠. (하뮤츠는? 얼웨이스 주인공입니다.) 레나스 속에 잠들어있던 원래 인격 올리비아. 그리고 올리비아는 모종의 목적을 위해 레나스의 의식을 지배하기 시작하고, 겉으로 드러나기 까지 합니다. 그런 때, 볼켄을 만나 '눈이 맞아' 야반도주(?)를 감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변함없이 등장한 캐릭터에게 과감하게 철퇴를 내리는 내용이기도 합니다만, 이건 반대로 '치열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을 위한 찬가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죽어도 '에라이!'라는 헛질보다는 '달콤 쌉싸름하지만' 납득이 가는 전개가 됩니다. 이런 부분이 <싸우는 사서> 시리즈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밖에도 세계관 형성하는데 중요한 얘기가 밝혀집니다. 이제 시작이구나! 라는 느낌이긴 하지만요. (7권 부터 본격적으로 시동 들어가는 듯도 합니다만.)

평점 6 / 10

싸우는 사서와 신의 석검 - 야마가타 이시오

2006년 슈에이샤 수퍼 대시 문고

<싸우는 사서>시리즈 4번째입니다.
이번 4권은 표지에 등장한 '밀레포크'와 '아르메' 두 소녀(?)의 2인극이라고 봐도 좋습니다. 한 명은 무장사서, 한 명은 신익교단의 배신자. 그러나 공통목표는 '라스콜'의 정체를 밝히는 것. 대립하는 입장의 두 캐릭터가 공통 목표를 맞이해 과연 어떤 전개를 보여줄지 두근거리는 스토리입니다,

그리고 절정과 결말 역시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싸우는 사서' 시리즈 다운 내용을 유감없이 보여줍니다. 또한 세계관과 관련있는 몇 몇 요소가 새롭게 밝혀지기도 합니다. 전투능력은 떨어지지만 사고공유능력이란 '먼치킨'급 스킬을 보유한 밀레포크와 시갈의 추종자이자 신익교단의 배신자인 아르메의 마지막 결투가 볼만 합니다.

하지만 홍콩 느와르 식으로 두 여성 사이에 일어나는 충돌과 협력 그리고 결말을 좀 더 끈적거리게 만들었다면 점수를 더 높게 줬을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불쌍한(?) 밀레포크. 그녀가 나중에 진실을 전부 알게 되는 날은 올까요?
진실을 알고나서 과연 어떤 반응을 보여줄까요?

평점 6 / 10

싸우는 사서와 검은 개미의 미궁 - 야마가타 이시오

2006년 슈에이샤 수퍼 대시 분코

<싸우는 사서> 시리즈 3편입니다.
이번에도 캐릭터는 일신(?)은 아니고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가 좀 되네요.

일단 주인공은 모카니아(표지에서 앞에 나온 남자)입니다. 특정한 상황에 한해서 하뮤츠 메세타를 죽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무장사서입니다. 과거 학살사건으로 자책에 빠져, 현재는 도서관 내 미궁 속에서 두문불출 중입니다. 그의 능력은 개미떼를 이용해 살아있는 모든걸 죽이는 것이죠.

여기에 무장사서와 사사건건 대립하는 신익교단측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전투력은 최악이지만 특정 인물에 한해서 절대 죽을 일이 없는 윈케니. 윈케니는 모카니아를 회유해 하뮤츠와 싸우도록 하기 위해 도서관 내에 잠입합니다. 그곳에 윈케니는 한 명의 여성을 데리고 가죠. 그 여성의 이름은 레나스. 예전에 죽은, 모카니아의 엄마의 기억을 갖고 있는 '가짜'입니다. 윈케니와 레나스는 모카니아가 짱박혀 있는 미궁으로 내려가고 결국 모카니아와 레나스의 운명적인 재회(?)가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모카니아는 하뮤츠를 죽이겠다고 윈케니와 약속합니다.

이번에는 스토리 진행에 대단히 빠릅니다. 230페이지 정도로 전편보다 또 줄어든 분량을 의식해서인지 아니면 2권의 템포가 좀 늦었다는 비난을 의식해서인지 - 그렇게 템포가 느리지도 않았지만요 - 대단히 빠른 진행을 보여주더군요. 초반에 바로바로 사건이 휙휙 지나가고 밝혀지고 순식간에 인간개미 VS 친절한(?) 누님의 대결을 보여줄 정도죠. 그러고보니 초반에 2편의 주역이었던 벼락 바보와 격투 소녀가 등장합니다. 격투 소녀는 불쌍하게도 이용만 당하다가 퇴장. 바보 번개도 별 다른 활약없이 쑥 들어가네요. 이번 편에는 죽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아쉽게도 둘 다 살아납니다. 아쉽게도.

어쨌든 무장사서 측은 - 밀레포크, 이레이아, 민스 - 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모카니아에게 레나스는 진짜 엄마가 아니라고 설득해보지만 통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모카니아는 이미 레나스가 자기 진짜 엄마가 아닌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알면서 배신을 한 겁니다. 그 이유는......? 인간 개미(라고 쓰고 마마 보이라고 읽으면 됩니다.) 모카니아는 과연 목적을 이룰 수 있을까요?

그러고보니 이번엔 '엄마 찾아 삼만리' 같은 감동소설입니다. 눈물 없인 볼 수가 없습니다~ 어머니의 사랑을 새삼 깨닫게 해줍니다~어머니 사랑해요!!!

우리의 하미 누님정체(?)도 살짝 들어난 3권입니다.

누님께서는 바로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였습니다!!
(50Km의 최대사정거리를 자랑하는 투석 스나이퍼를 이용한 원거리 살상력 특화라는 스킬을 보유했지만요.아 원거리만큼은 못하지만 근접전도 일정수준 이상입니다. 이상적인 공주님입니다!!)

이제나 저제나 왕자님의 딥키스가 오길 기다리고 기다리는 지고지순한 공주님!

물론 공주한테 딥키스를 한 왕자는 다 뒈져버리겠지만요. (?)

다음에는 어떤 왕자님이 나올지 벌써부터 두근두근 합니다~

평점 6 / 10

싸우는 사서와 벼락의 바보 - 야마가타 이시오


2006년 슈에이사 수퍼 대시 분코

<싸우는 사서> 시리즈 2번째 이야기입니다.
트와트 광산 사건(1권)이 일어나고 6개월 후의 이야기입니다.

무장사서 연수생 격투소녀 '노로티'는 도난 당한 무장사서의 [책]을 찾으라는 명을 받습니다. 열심히 찾지만 물론 못 찾죠. 그러다 하뮤츠에게 자토를 도와주라는 밀명을 받습니다. [책]도 찾아야 하고 하뮤츠의 명령도 따라야하는 견습생 노로티에게는 벅찬 일입니다.

주인공(?)이자 라스트 보스(?)인 하뮤츠 메세타가 도서관 자리를 비운 사이에, 밴틀러 도서관은 [괴물]의 습격을 받습니다. 무장사서 3명이서 간신히 막습니다. [괴물]은 뇌전(라이트닝)을 사용하면서 경이로운 소생술까지 겸비한 말 그대로 '괴물'같은 녀석입니다.

자살희망자 자토는 자신을 죽여줄 사람을 찾아 방황합니다. 그러다가 착안한 것이 하뮤츠 메세타라면 자신을 확실하게 죽여주지 않을까하는 것이죠. 그런 그 앞에 노로티가 등장하지만 노로티의 힘으로는 자토를 죽일 수가 없습니다. 자토는 노로티에게 내가 바로 도서관을 습격한 [괴물]이라고 자백하지만 노로티는 자토의 말을 '거짓말'로 받아들이고 하뮤츠의 밀명을 성공시키기 위해 자토 옆에서 알짱거립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전작에선 인간폭탄이 등장했다면 이번엔 괴물(바보)입 니다. 역시 인간의 모습을 한 고깃덩어리(물건)로 키워진 엔리케는 '한 번이라도 좋으니 웃기 위해' 스스로 괴물이 되기 위한 길을 걷습니다. 같이 괴물이 되기 위한 동료와의 실전결투. 한 명 한 명 동료를 동료를 죽여보지만 엔리케는 웃을 수 없습니다. 그런 그 앞에 엔리케와 동료의 뒷치닥거리를 해주는 쿼모라의 미소 짓는 모습이 들어오죠. 과연 엔리케는 염원하던 웃음을 지을 수 있을까요?

시리즈 2권은 자토, 노로티 그리고 엔리케 여기에 하뮤츠가 엮인 이야기입니다.

전작은 '사랑은 폭탄'이라면 이번에는 (웃으려고 하지만 웃을 수 없는) '벼락의 바보'(괴물)입니다.
그리고 전자가 '로맨스 소설'이었다면 이번엔 '소년 만화'입니다.
엔리케의 고민과 죽어간 동료들 그리고 마지막에 동료(친구)들의 도움으로 깨달음을 얻고 하산하는 엔리케. 아아. 구도소설이군요!!

하뮤츠는 시리즈를 관통하는 주인공이지만, 전작에서도 실질적인 캐릭터는 폭탄과 마녀였듯이 이번에는 바보 괴물과 격투 소녀입니다. 전작은 폭탄과 마녀의 비중이 엇비슷하게 잘 그려졌는데, 이번엔 그 점이 부족하네요. 괴물 쪽은 심리 묘사와 변화는 잘 되었지만 격투소녀는 그에 비해 포스가 부족합니다. 책 페이지수도 250 정도로 전작보다 50여 페이지 줄었는데 줄어버린 페이지 수 만큼 격투소녀 묘사도 같이 줄어버린 것 같아 아쉽습니다다. 바보 괴물과 격투소녀의 비중을 좀 더 잘 맞췄으면 점수를 더 후하게 줬을지도 모르겠네요.

뭐 그래도 군데 군데 던져놓은 복선을 마지막에 가서 회수하는 솜씨는 변함없습니다. (결말에서 누님 만세 외쳐주면 됩니다!) 앞으로도 매 권마다 새로운 캐릭터가 주연급으로 나오고, 하뮤츠는 그걸 아우르는 전체 주인공일 듯 한데, 다음 권에서는 캐릭터 묘사를 1권 처럼만 해줬으면 좋겠네요.

평점 6 / 10

싸우는 사서와 사랑하는 폭탄 - 야마가타 이시오


2005년 슈에이사 슈퍼 대시 분코

본서는 <제4회 슈에이사 슈퍼 대시 소설 신인상> 대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작가 야마가타 이시오의 수상작이자 데뷔작이기도 합니다.

먼저 제목 얘기부터.
제목의 싸우는 사서는 소설 주인공 '하뮤츠 메세타'를 지칭합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폭탄은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 '콜리오'를 말합니다.
이 두 개의 타이틀을 합친 것이 소설 제목입니다.

스토리도 제목 그대로의 내용입니다. 무장사서 하뮤츠와 인간 폭탄 콜리오로 나뉘어서 진행되다가 두 흐름이 한 데 합쳐져 결말로 이어지는 구성입니다. 일단 소설의 핵심은 [책]입니다. 죽은 이의 기억이 보존된 [책]이 있고 이걸 보관하는 도서관이 존재합니다. 도서관에는 책을 관장하는 사서가 있는데, 이 사서는 단순히 '사서 자격증'을 딴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엘리트 중의 엘리트만이 될 수 있는 직업입니다. 그런 사서 중에 유명한 사람이 바로 하뮤츠 메시타입니다. 위에서 잠깐 지나가듯이 언급했습니다만 사서는 사서인데 앞에 두 글자다 더 붙습니다. 무장(武裝). 한자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싸우는 사서'입니다.

이야기는 인간 폭탄 콜리오가 무장사서 하뮤츠 메세타를 암살하기 위해 트애트 광산마을에 찾아오면서 시작합니다. 자신의 존재 이유는 오로지 '하뮤츠 메세타를 죽이는 것' 이라는 세뇌를 받은 콜리오는 동료와 함께 광산마을에서 이리저리 하뮤츠 암살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무장사서 하뮤츠가 친절하게 코앞에 나타나서 '하니~ 나 죽여주셈~' 이라고 할 리는 없죠. 동료 1명이 불운하게 폭사하고 콜리오와 남은 동료 1명은 고민합니다. 그러나 남은 동료 1명 마저 행방불명. 그래도 콜리오는 자신의 사명을 다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런 콜리오 앞에 [책]을 파는 밀매상이 나타나서 이상한 책 조각을 그에게 건넵니다. 콜리오는 그 [책]안에서 수백년 전 [영원한 미소의 마녀]로 유명한 [고양이 빛깔 공주님] 시론을 만납니다. 그리고 콜리오는 그녀를 보는 순간 사랑에 빠지고 맙니다. 사랑하는 폭탄이죠.

하뮤츠는 자신을 암살하기 위해 마을에 숨어든 인간 폭탄을 하나 둘 제거하고, 콜리오는 하뮤츠를 암살하려고 합니다. 여기에 시론의 기억 그리고 콜리오를 이용해 허뮤츠를 암살하려는 배후세력까지 등장해서 이야기는 점입가경으로 빠져듭니다.

<싸우는 사서와 사랑하는 폭탄>은 '로맨스 소설'입니다. 뭣이? 라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폭탄 소년과 마녀 공주님의 시공을 초월한 사랑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아름답고 안타깝기도 하지만 결말을 알고나도 슬프지 않습니다. 중간에 섹시 다이너마이트 누님께 서 이런 저런 활약상을 보여주십니다만 어디까지나 소년과 소녀의 사랑이야기입니다. 여기에 [책]이라는 나름 독특한 세계관과 단순한 흐름을 살짝 비꼬아서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구성의 묘미도 갖춘 양질의 소설입죠. 초반의 단순한 사실들이 뒤로 갈수록 힘을 갖고 그것이 스토리 속에 적절히 녹아들어가서 결말로 치닫는 구성, 이런 거야말로 미스터리의 기본 중의 기본적인 문법이죠. 그래서 전 이 <싸우는 사서와 사랑하는 폭탄>마저 미스터리 카테고리에 넣습니다. 뭐 어디에 넣든 내 맘이긴 하지만요.
어쨌든 재밌는 책과의 만남은 언제나 가슴 두근거리는 일입니다.

평점 6 / 10

2008년 11월 5일 수요일

일곱 개 이야기 - 가노 도모코

1992년 도쿄소겐샤
1999년 문고판 (사진)

제3회 아유카와 데쓰야 상을 수상한, 가노 도모코의 데뷔작입니다. 후에 <마법비행>(1993) <스페이스>(2004)로 이어지는, 이리에 코마코라는 여대생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시리즈(코마코 시리즈)의 첫작이면서, 가노 도모코 스타일 일상 미스터리의 시작점이기도 하죠.

주인공 코마코는 어느 날 우연히 서점에서 한 권의 동화책과 만납니다. 하야테 라는 소년이 겪는 이야기와 소년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아야메라는 여성이 등장하는 내용인데, 이 책의 제목이 [일곱 개 이야기]이며 총 7 편의 단편이 수록되었습니다. 그리고 겉 이야기인 <일곱 개 이야기>도 7개의 단편이 수록되었고, 각 단편의 제목은 [일곱 개 이야기]의 단편 제목이며 <일곱 개 이야기>의 각 단편에서는 [일곱 개 이야기]의 해당하는 단편 내용이 들어가있습니다. 설명해놓고 보니 복잡(?)해 보이는데, 그냥 액자식 구성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그 대상이 둘 다 단편집이라 중층적으로 보일 뿐입니다.

이렇게 [일곱 개 이야기]를 읽은 코마코는 감명을 받아 작가에게 팬레터를 보냅니다. 물론 단순한 편지가 아니라, 그 안에는 최근에 자신이 겪었던 소소한 궁금증을 함께 담아서 보냅니다. 그리고 작가한테서 '답장'이 옵니다. 코마코가 궁금해했던 질문의 답이 실린채로 말이죠. 그리고 각각 동떨어진 단편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마지막 7화에서 이쁘게 한 데 모이면서 스토리는 끝납니다. 그것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입가에 '미소'가 걸릴만한 결말로 말이죠. <마법비행>에 수록된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해설 문구를 인용하자면 '로직'이 아니라 '매직'이란 말 처럼, 가노 도모코 소설은 논리보다는 마법에 더 가까울지도 모릅니다. 로직을 더 선호하는 추라 마니아들에게는 성에 차지 않을지도 모르지만요.

국내에는 일단 <앨리스 시리즈> 2권이 먼저 소개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어째서 <코마코 시리즈>가 먼저 나오지 않았을까? 심히 의아했습니다. 아무튼 이미 판권 사간 곳이 있으면 잽싸게 우리말로 내놨으면 좋겠군요.

여담) 후에 [일곱개 이야기]는 실제 출판까지 됐습니다. <일곱 개 이야기 스토리>(2005)라는 동화책으로 말이죠.

여담2) 제목에 관해. 원제는 <나나쓰노코(ななつのこ)>입니다. 일곱살 아이. 일곱 개. 일곱 가지. 일곱 마리. 실제 [일곱 개 이야기]동화책에 수록된 단편 중에는 고양이 새끼 7마리가 등장하는 단편 '일곱 마리'가 있고, 동화책과 본 소설 전부 7개의 단편이 수록되었기에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여기선 무난하게 '일곱 개 이갸기'로 번역했습니다. 제일 편한(무책임한) 건 그냥 <나나쓰노코>라고 원문을 그대로 살리는 것이겠지만요. (실제 본서의 영문제목은 NANATSU NO KO 입니다.)

평점 7 / 10

2008년 11월 2일 일요일

꿈꾸는 황금지구본 - 가이도 다케루

2007년 도쿄고겐샤 (미스터리 프론티어)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에서 시작된 '사쿠라미야' 를 세계관으로 한 외전이라고 봐도 좋을 소설입니다. 스토리는 주인공 헤이스케가 사쿠라미야 수족관에 위치한 황금 1억엔 값어치의 지구본을 강탈하려는 계획을 짜고 일에 착수한다는 내용입니다. 극의 긴장감이나 구성 코믹한 구석은, 이사카 코타로의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와 유사하다고 해야할까요? 강탈하려는 입장에서 서술되는 소동극인데, 별로 긴장감이 없습니다. 소설 후반부에는 TV 카메라 앞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는데도 긴장보다는 유머가 살아있을 정도죠.

이런 범인(?)입장의 소동극 대부분은 막판에 사건의 진상이 뒤집어진다거나, 사실은 사기를 당했다거나 등등 그런 스타일이 많은데, <꿈꾸는 황금지구의>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일반적 성격에서 크게 벗어나질 못합니다. 그래서 마지막의 사건이 뒤집히는 반전은 애매합니다. 유머감각은 괜찮아서 읽는 맛은 좋지만 미스터리적인 면은 양이 부족합니다. 많이 부족해요. 양도 부족하지만 질도 떨어집니다. 이 소설의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게다가 원래 작가가 손대던 시리즈는 소동+유머+캐릭터 조합이 좋았는데, 이번 소설은 유머와 소동은 있지만 캐릭터가 그에 미치질 못합니다.

극중 등장인물 중에,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하마다 사요'와 '마키무라 미즈토'라는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어떤 독자는 '앗! 저 이름 거기(?)에 나오지 않았나!'라고 생각할테고, 어떤 독자는 '뭐야?'라는 반응을 보이겠죠. 전자의 반응을 보인 분이라면 '맞습니다'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예, 그 소설에서 나왔던 그 인물들입니다. 어째서 그 두 인물이 여기에 나오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같은 세계관을 하는 외전격 소설이라는 표현을, 위에서 썼습니다. 후자의 반응을 보였다면 그냥 그런 이름도 있나보군 하고 넘어가면 되겠습니다.

평점 4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