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23일 목요일

나전미궁 - 가이도 다케루

2006년 가도카와쇼텐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 <나이팅게일의 침묵> <제너럴 루즈의 개선>에서 이어지는 시라토리가 등장해서 활약하는 시리즈 4탄-으로 봐도 무방한- <나전미궁>입니다. 시간대도 책 순서대로 이어집니다. 단, 나이팅게일과 제너럴 루즈는 한 세트로 생각해야겠지만요.

제너럴 루즈 막바지에 히메미야-얼음공주-의 잠입조사에 관한 언급이 있는데, <나전 미궁>에서 얼음공주는 간호사로 분장(?)해서 사쿠라미야 병원에 위장잠입해서 병원의 정보를 캡니다. 하지만 의도적인지 청성인지 실수연발로 '터미네이터' '미스 도미노' 등의 별명을 얻기도 합니다. 그리고시라토리는 '피부과 의사(?)'로 부임합니다. 환자와 의사(시라토리)가 치료방법을 의논하고 서로 합의하에 처방을 하는 모습은 웃기다고 해야할지, 뭐라 해야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던 부분입니다.

이번작의 테마는 [죽음]입니다. 말기환자의 죽음, 자살하려는 자의 죽음 등, 여러 형태의 죽음이 등장합니다. 병원이란 곳 만큼 죽음과 삶이란 동전의 양면 같은 곳도 드물 겁니다. 기존 시리즈도 의료시스템의 밝은 면보다는 어두운 면을 부각시켰 듯이 이번에도 소재 자체는 어둡습니다. 하지만 소설 속 주인공, 의대 낙제생인 '덴마 다이키치' (천마 대길 = 럭키 페가수스)가 화자로 등장하는데 이름과 달리 '언럭키 토네이도'에 연신 당하는 모습이 꽤 웃깁니다. 병원에 자원봉사 갔다가 봉사는 하지도 못하고, 팔이 부러져 깁스하고 얼굴은 베여서 꼬매고, 화상까지 입죠. 여기에 히메미야의 미스 연발과 말기환자 3인방(주인공은 이들을 손오공, 사오정, 저팔계에 비유하죠.)의 입담이 유머의 핵심입니다. 아, 사쿠라미야 병원장의 입담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마지막에 시라토리가 '완패선언'을 하는 곳도 눈여겨 볼 만한 부분이죠.

변함없이(?) 미스터리 구조는 대단히 취약합니다. 의료시스템에 관한 지식이 없더라도 - 특정 몇몇 부분을 제외하고는 전부 맞출 수 있을 정도로 사건의 얼개는 간단합니다. 이런 간략한 미스터리를 캐릭터와 소재로 메꾸고 있는데, 무리해서 미스터리를 강조하기 보다는 적당한 선에서 끊는 면이 좋더군요. 마니아들에게는 설익은 보리밥 같은 느낌이겠지만요. 이미 전작을 읽어 본 분들은 이 시리즈의 노선이 어떨 것이란 걸 다들 아실거고, 이 책을 처음으로 접하는 독자라면 미스터리조차 포괄하는 '엔터테인먼트'로 받아들이면 괜찮을 듯 싶군요. 그래서 그런지 책 띠지는 '메디컬 엔터테인먼트'라는 문구가 유달리 눈에 띕니다. 사실은 얼음공주 드디어 등장!! 이란 광고문구에 눈이 더 가긴 하지만요.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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