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17일 금요일

백만의 마르코 폴로 - 야나기 고지

2007년 도쿄소겐샤 문고판

13편의 짧은 분량의 단편이 수록되었는데요, 마르코 폴로가 문제를 내고, 같은 감옥안에 있는 죄수들이 문제를 풀려고 하지만 결국 풀지 못하고, 문제출제자인 마르코 폴로가 해답까지 제시하는 구성입니다. 모 소설과 흡사한 스타일입니다.

감옥에 수감된 죄수들이 있는 곳에 신출이 들어옵니다. 들어온 사람이 바로 마르코 폴로죠. 감옥에 갇혀 따분해하는 죄수들에게 '여기서 나가게 해주마' 라면서 마르코 폴로는 자기가 겪었던 경험담을 얘기합니다. 나 마르코 폴로가 아버지를 따라 거시기에 갔다가 난관에 봉착한다. 하지만 거시기해서 황금 백관을 받아왔다. 경사로세, 경사로세~ 라는 내용이 대부분이며 미스터리 포인트는 어려움에 빠졌는데 어떤 행동을 했길래 좋은 결과를 가져왔으냐를 맞추는 것입니다. 이렇게 미스터리보다는 수수께끼라고 보는 게 더 타당하다 싶을 정도의 수준입니다. 힌트는 반드시 들어가 있어서 조금만 생각을 해 보면 해답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난이도는 어려운 편은 아닙니다.

<시작의 섬> 읽고 나서 느낀 쾌감 덕분에 이 작가 소설도 망설임 없이 집어들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고, 역사 미스터리지만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적당히 섞어서 미스터리어스한 재미를 느끼게 해준 단편집입니다. 진실 2에 허구 8 정도로 기존 장편보다는 허구 쪽이 더 강합니다. 다만 단순히 마르코 폴로하면 <동방견문록>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진실8 허구2 정도로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경계선을 애매하게 만들어서 독자를 헷갈리게 유도합니다.

이 책은 특이하게 단행본으로 나오지 않고처음부터 문고판 오리지널로 나왔는데, 아마도 미스터리적 쾌감이 적은 편이라 그렇게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여담) 제목의 '백만'의 의미
표지 한자 보면 백만은 숫자 백만을 의미합니다. 백만장자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영어로는 million이고, 이탈리아어로는 milione 밀리오네입니다. 근데 이 이탈리어 밀리오네는 속어로 '허풍쟁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실제로 마르코 폴로가 동방에서 귀국해서 툭하면 황금 백관이 어쩌구 저쩌구 하다보니 '백만장자' 마르코 폴로라고도 불리웠고 또한 그의 얘기가 허황되게 들려서 '허풍쟁이'라는 뜻으로도 불렀다고 합니다. 그래서 밀리오네=허풍쟁이가 되기도 합니다. 실제 소설 구성도 딱 그런 사실과 부합되게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습니다.

평점 5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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