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1일 화요일

악의 교전 (상)(하) - 기시 유스케

011년 우리말 (느낌이있는책)

보통은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 단숨에 끝내는 편이다.
하지만 <악의 교전>은 고난의 행군이었다. 훈련소 행군이 이 보다는 쉽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 그만큼 지지부진했다. 이야기 구조나 문장을 보면 <악의 교전>은 무슨 어려운 학술서도 아니다. 정말 쉽게 흥미 위주로 구성해 놓은 소설이다. 학교 선생이 사이코패스인데 학교를 지배하고 사람을 죽인다는 이야기다. 정말 흥미 끌기 딱 좋은 소재 아닌가? 내 취향만 본다면 나는 이런 스타일 소설 결코 싫어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재미가 없고 속도는 안 날까?

그리고 그 답은 마지막에 가서야 알았다.

<악의 교전>에는 알맹이가 없다.

미스터리도 아니고, 범죄 소설도 아니고, 그냥 10대 소년 소녀들이 나와서 희희낙락하고 주인공 선생은 사이코패스인데 호남형에 영어교사! 우와 딱봐도 영상화하면 어느 정도 먹히고 들어갈 것 같은 그림이 그려진다. 게다가 막판 액션은 FPS게임에 손색이 없을 정도다. 영상화 하면 케첩도 튀기면서 꽤 볼거리도 풍부할 것 같다. 하지만 딱 거기서 끝이다. 정말 선을 넘지 않고 딱 흥미본위에만 집중하고 그 이상은 건드리지 않는다. 이미 이런 건 <배틀로얄>이 잘 보여줬다. 그런 걸 기시 유스케판 <배틀 로얄>이 나왔으니 신선함도 재미도 없다. <악의 교전> 너는 대체 왜 나온 거냐? 그런 내용의 소설이 그 무슨 순위 1위까지 먹을 정도로 빨아줘야하나 참 어이가 없다. 어이상실이야~~ 기시 유스케판 라이트노벨이란 이런 거구나! 마지막에 가서 내린 결론은 바로 이것이었다.

뭐 팔리기야 잘 팔렸을 것 같다. 작가의 네임 밸류도 있겠다, 소재 자체도 일본애들 딱 좋아할 것 같고 말이야.

미스터리에 일말의 기대를 걸어도 안된다. 기시 유스케라는 작가 이름은 저 멀리 던져버리자. 아무런 생각없이 그냥 집어들고 읽자. 그래서 재밌다면 다행이고 나와 같은 생각이 들었다면 과감하게 책을 불사르기는 아깝고 이 책이 인쇄되는데 들어간 나무들에게 애도의 묵념을 올리고 깔끔하게 중고서점에 넘겨버리자.

끗.

평점 1 / 10

그러고보니 영화가 2012년 11월 개봉예정이다.
영화 감독을 보니까 어떻게 나올지 안 봐도 뻔하네.
뭐 노선은 제대로 잡은 것 같다. 원작 후반부를 충실히 재현(?)할 것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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