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고단샤 개정판
2011년 우리말(폴라북스)
우타노 쇼고의 초기작이다.
까놓고 말해서 <벛꽃피는 계절 어쩌구>이후에 생산된 작가의 수작들을 읽고 만족한 독자라면 초기작에 해당하는 <흰 집의 살인>은 소화불량에 걸린 느낌이 들지도 모른다. 아니면 작가 자체를 사랑해서 그의 모든 작품을 사랑으로 보듬어 안을 자신이 있는 독자한테는 이 녀석도 그럭저럭 읽을 수 있을 수준은 될지도 모르겠다. 이도 저도 아니라면 그냥 굳이 이런 작품이 있다는 사실은 기억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지금에 와서 읽기에는 많이 후지기 때문이다. 정말이다.
한겨울 고립된 별장에서 일어난 불가사의한 연쇄살인사건.
추문을 두려워해 공권력의 개입을 차단한채 탐정 시나노 조지가 사건 해결을 맡는다. (전작 <긴 집의 살인>에 이어 두 번째 등장)
밀실, 알리바이 트릭 등이 쓰이긴 하는데 일단 동기는 제쳐둬야 한다. 왜냐면 탐정 조차 동기를 맞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독자 역시 동기는 옆에 치워두고 오로지 물리적인 트릭과 범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범인을 맞춰야 한다. 그렇게 해서 범인이 나온다면 동기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동기야 그냥 갖다 붙이면 땡인 것이니까 말이다.그럼 재미의 핵심은 트릭과 범인인데, 전작의단점인 우연남발이 이번에도 여지없이 들어간다. 뭐 이건 본격 미스터리의 단점 중 하나이긴 하지만 우타노 쇼고 초기작은 그 단점이 너무 두드러져 보이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그 단점을 전부 고쳐버리면 이 작품은 정말 볼품없이 찌그러들고 만다. 딜레마다.
이제와서 읽기에는 어설픈 완성도다. 그래서 <생존자, 한명>과 비교해서 읽어보면 재밌다. 작가 우타노 쇼고가 어떻게 변화했는 단박에 알 수 있다.<흰 집의 살인>도 현재의 우타노 쇼고가 건드리면 어떤작품으로 탈바꿈 할 지 궁금한 것도 사실이지만 치기 어린 시절의 습작 같은 완성도의 이녀석 또한 산고 끝에 태어난 우타노 쇼고의 배아픈 자식임에 분명하다. 다만 재미가 없다는 게 흠이겠다.
아, <생존자, 한명>은 중편으로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에 수록되어있다.
평점 2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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