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12일 일요일

맹독 - 도로시 L. 세이어즈

1930년 Strong Poison
2011년 우리말(시공사)

귀족 탐정 피터 웜지 경 시리즈 3번째 작품.
그런데 사실 3번째가 아니라 5번째 작품이다.
<시체는 누구>와 <증인이 너무 많다>는 원래 순서대로 출간되서 맞는데 3번째로 나온 <맹독>은 5번째이고 그 사이에 빠진 녀석이 <부자연스런 죽음>과 <벨로나 클럽의 불쾌한 사건>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맹독>에서 맹활약하는 캐릭터가 나왔다는 안타까운 사실마저 있다. (크림슨 양이 그렇다) 난 처음에 이 시리즈가 순서대로 다 출간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맹독>때문에 그런 희망찬 기대는 버렸다. 그럼 그렇지, 다 나올리가 없지 하면서. 포기하면 편한 법이다.

아무튼 <맹독>은 시리즈 전환점 같은 녀석이 아닌가 싶다. 주인공 피터 웜지가 첫눈에 반한 여성 '해리엇 베인'이 처음으로 나왔으니까. 게다가 해리엇의 직업은 추리소설가. 여기에 해리엇은 전남친을 독살했다는 혐의가 걸려있다는 설정. 그리고 그녀의 누명(?)을 피터 웜지 경이 벗기려고 이런 저런 활약을 한다. 피터 웜지 경의 활약도 활약이지만 그보다는 조역들 활약이 더 눈부시다. 특히 자물쇠 따기와 후반부의 페이크다!! 강신술! 파트의 유머와 스릴이 <맹독>의 단순한 미스터리 구조를 상쇄하고 있기 때문. 그에 비해 해리엇 베인은 시종일관 수동적 자세로 매력을 뽐내지 못하고 있다. 아쉬운 부분이다. 뭐 나중에 계속해서 등장하는 캐릭터로 <Have his carcase>에서 피터 웜지 경과 같이 시체를 발견하고 수사하기도 하고 <Gaudy night>에서 피터 웜지 경의 소원(?)이 이루어지고 <Busman's Honeymoon>에서 다시 같이 등장한다니. 이 녀석들이 우리말로 나오길 바랄 뿐이다. 이외에 다른 필명으로 나온 세 편의 소설이 있는 것 같은데, 영어에 약한 나는 그저 발가락만 빨이지........

우리말로 피터 웜지 경 시리즈가 어디까지 나올런지 알 수는 없지만 최소한 해리엇 베인이 제대로 활약하는 녀석들 정도는 출간됐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유머와 위트 있는 캐릭터들이 살아 숨쉬는 이 시리즈가 계속 되길 기원하는 바람을 담아서 

평점 6 / 10

사족) who? 에 집중하면 정말(x3) 재미없을 것이다. how?에 초점을 맞춰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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