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해리 보슈 시리즈4)
2010년 우리말(랜덤하우스)
해리 보슈 시리즈가 열 편이 넘게 나왔기에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사실 <라스트 코요테>로 이 시리즈는 종지부를 찍었더라도 아쉬움은 남을지언정 불만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지금에서 보면 이번 편은 1부 끝 같은 느낌이다. 그만큼 해리 보슈라는 캐릭터의 정체성과 연관이 깊은 사건이 핵심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 시리즈의 독자는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겠지만 - 이 책으로 처음 접한다고 해도 다 본문에서 설명해준다 - 보슈의 어머니는 길거리 매춘부였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는 잔혹한 죽임을 당하고 보슈는 보육원 신세를 지게 된다. 시리즈 전편에 걸쳐서 등장하지만, 어머니가 살해당한 사건을 정면으로 파헤치는 내용이 <라스트 코요테>다. 해서 사실상 시리즈 독자를 위한 내용이라고 단언하고 싶다. 물론 사건만 집중해서 본다면 그냥 35년 전 끝나지 않은 사건을 파헤치는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만 본다면 이 녀석의 진가가 다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사건 자체가 매우 단순하기 때문이다. 해서 거의 후반부까지는 전형적인 하드 보일드 스타일로 진행되며 밝혀지는 사실조차 시야 안에 전부 들어오는 수준의 사실들뿐이다. 그러나 그런 평범한 진행 속에 주인공 해리 보슈가 얽히면서 <마지막 코요테>는 흥미롭게 바뀐다. 해서 아직 보슈 시리즈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 운이 좋게도 시리즈 1편부터 차근차근 번역되고 있다. - 처음부터 천천히 읽어보길 권한다. 취향에 따라 <블랙 에코>가 재미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블랙 아이스>까지도 포함한다고 해도 3편 <콘크리트 블론드>부터는 이 시리즈의 진정한 재미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재미없다면 뭐 해리와는 안녕 하는 걸 추천한다.
초기작 중에는 <콘크리트 블론드>가 내 취향에 딱 맞았지만 <라스트 코요테>를 읽고 나서 고민에 빠졌다. 어느 놈을 우위에 두어야 할지 말이다. 흠, 나는 관대한(?) 독자이니 후자에 한 표 던져야겠다. 그래서 +1점 추가해서...
평점 8 / 10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