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1일 목요일

버닝 와이어 - 제프리 디버

2010년 The Burning Wire
2012년 우리말(RHK)

 링컨 라임 시리즈 9번째 이야기.

 시리즈 전환점은 7번째 <콜드 문>이었다는 것은 이제 의심의 여지가 없다. 명백한 사실로 보인다. 그 전까지는 소규모 연쇄 살인사건이 시리즈의 주요 소재였다고 한다면 콜드 문 이후로는 대규모 사건으로 스케일이 확장됐다. 전작 <브로큰 윈도>가 그랬고 이번 <버닝 와이어> 역시 마찬가지다. 현대사회의 필수불가결 전기를 핵심 소재로 택했다. 전기를 이용한 테러. 그게 대응하는 링컨 팀. 반면 콜드 문에서 파생한 캐스린 댄스는 링컨 라임 초창기 시리즈를 보는 느낌이다. 엽기적인 연쇄살인범의 뒤를 쫓는 <잠자는 인형>과 소셜 네트워킹의 위험성을 소재로 했지만 속은 인간 내면의 문제를 다뤘다고 보이는 <도로변 십자가>는 현재 링컨 라임 시리즈와 정반대의 입장에 위치한 듯한 느낌이다. 일부러 작가가 노리고 만들었을 거라는 짐작은 간다. 제프리 디버가 아무 생각없이 이렇게 꾸몄을 거라 믿기지 않으니까.

두 시리즈는 노선을 완전 달리한 것 같다. 그리고 나는 링컨 라임의 초창기 시리즈를 더 좋아한다. 그리고 콜드 문까지는 상당히 괜찮았다. 하지만 브로큰 윈도 부터 '브로큰' 하기 시작한 이 시리즈는 <버닝 와이어>에서는 시리즈가 세운 공든 탑이 '불타기' 시작한 느낌 마저 든다. 스케일은 커졌지만 어째 완성도와 재미는 갈수록 떨어지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기본적인 재미는 충족시켜준다는 것이 제프리 디버의 마술이지 싶다. 무서운 작가다. 개인 취행에 빗대서 <버닝 와이어>가 별로라고 했지만 반대로 콜드문과 버닝 와이어를 더 좋아하는 독자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현재 내 안에서 링컨 라임 시리즈는 확고한 믿음에서 한 단계 추락한 상태다. 10번째를 읽고 나면 이 시리즈에 대한 내 느낌이 정확해질 것 같다. 역시 캐스린 댄스 시리즈도 3번째 작품에 나와야 믿음으로 갈지 그냥 기대에서 머물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나저나 최신작들은 내년에나 나오려나?

평점 5.5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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