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우리말(들녘)
일단 현대 일본이 아니라 지진으로 일본 경제가 붕괴됐다는 가상의 세계관은 모 만화가 생각나고, 뇌를 이용한 수사는 역시 모 만화가 떠오르곤 하는데, 사실 <서바이버 미션>의 세계관이나 소재는, 책을 다 읽고 나면 이게 과연 꼭 필요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뇌를 이용한 수사는 이야기만 나오지 이게 주요 소재는 아니다. 그리고 세계관 역시 분위기 형성에 어느 정도 기여를 할 뿐 역시 소설의 재미와는 동떨어져있다. 그냥 현재의 일본으로 소설을 꾸몄어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기 때문. 또 웃긴 점은 배경과 소재는 근미래적이면서 그 안의 소프트웨어는 또 과거지향적이다. 정신학 이야기가 나오면서 결국 나오는 이야기는 과거 석학들의 이야기. 그래서 더 이 책을 포장하고 있는 설정이 사족같이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사족(?)을 죄다 떨쳐버리고 남는 건더기는 결국 머리 사냥꾼으로 대변되는 연쇄 살인범을 검거하는 여수사관 아소 리츠와 그녀를 거드는 인공지능 닥터 키시모토의 이야기다. 여주인공이 존경하던여자 수사관이 머리 사냥꾼의 사냥감이 되고 선배가 죽기 전까지 조사하던 걸 그대로 답습하다가 진실에 도달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줄거리만 보면 아주 간단하다. 그리고 기본 플롯은 단서를 찾고 움직이고 새로운 단서의 등장, 이하 무한 반복이다. 그냥 전형적인 하드 보일드 스타일 비스무리하다. 그리고 사건의 진상은 뭐 그다지 놀라운 요소는 없고 다분히 반복학습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긴 하는데, 뭐 나쁘지는 않은 편이다.
다만 아소 리츠라는 캐릭터의 개성이 약하다. 다 읽고 나서도 별로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아니다. 그냥 여자 주인공에 이름이라는 스킨 하나 씌워놓은 것 뿐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존재감도 없다. 이거 후속작도 있던데 이런 식이면 후속작도 별볼일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적당히 읽을만한 스릴러 스타일의 미스터리이긴 하지만 굳이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완성도.
평점 4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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