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9일 일요일

부러진 용골 - 요네자와 호노부

2010년 동경창원사 (미스터리 프론티어)
2012년 우리말(북홀릭)

본격 미스터리의 기본은 무엇일까? 여러 설이 존재하겠지만 단언컨데 이것 만큼은 다들 동의하는 요소가 아닐까 한다. 바로 독자와 작가 사이에 보이지 않는 약속을 바탕으로 논리와 공정을 바탕으로 구축해가는 지적유희라는 사실을.

그런 의미에서 <부러진 용골>은 색다른 미스터리다. 12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검과 마법(책에서는 마술로 대변되지만 그냥 마법으로 번역했어도 큰지장은 없었다고 본다.)을 동원한 판타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스터리란다. 그래서 바로 위에서 언급한 미스터리에서 가장 원론적인 중요한 요소 하나를 언급한 것이다. 그리고 <부러진 용골>은 판타지 미스터리이긴 하지만 독자와 신의를 걸고 약속(설정)을 하고 그걸 바탕으로 논리와 공정을 통해 미스터리 뼈대를 이룩하고 있다. 마지막의 반전과 그 반전을 위해서 레고 블럭 쌓듯이 쌓아온 복선을 회수하는 장면은 역시 미스터리 장르에서만 볼 수 있는 즐거운 맛이다.

전반적으로 마음에 쏙 든 작품이지만 너무 미스터리에 치중해서 판티지에 오히려 소홀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 외에 용병들의 비중을 좀 더 무겁게 잡았어도 좋았을 것 같다. 특히 후반부의 긴박한 전개와 맞물려 극전개에 비해 용병들의 활약상이 상대적으로 약한 느낌이 들었다. 후속편이 나와도 이상할 것 같지는 않지만, 이 녀석 하나로 끝을 맺는 편이 완성도 측면에서는 더 낫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작가 후기의 맨 마지막 문장 때문에 0.5 점이 플러스 됐다. 거시기를 언급하다니 반칙(?)이다.

평점 7 / 10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