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22일 목요일

방과후 이름찾기 - 츠지무라 미즈키


2007년 고단샤 (상)(하)

 연재 : <메피스토> 2007년 8월~2008년 1월호

 1.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
 2. 밤과 노는 아이들
 3. 얼어붙은 고래
 4. 나의 메저스푼
 5. 슬로하이츠의 하느님
 6. 방과후 이름찾기 (사진)
 (위의 리스트는 2007년 당시의 간행리스트이다. )

5번째 작품까지는 고단샤 노블즈 브랜드(일본 문고판보다 세로로 약간 더 길고 가격은 문고와 단행본 사이 정도) 로 나왔는데 <방과후 이름찾기>는 단행본 사이즈다.  그것도 상,하 2 권으로. 잘 팔렸나 보다. 이렇게 비싸게 나온 걸 보면 말이다. 그러나 <나의 계량스푼>에서 얻은 확신을 믿고 질러야 했다. 뭐 결론부터 가자면 '성공'.

남자 주인공 : 요다 이츠카
고등학교 1학년. 이름 이츠카는 일본어로 '언젠가'의 의미도 있음

 이츠카는 중학시절 수영부의 에이스에 쟈니스 (일본 남성 아이돌이 많이 소속되어있는 곳) 같은 미소년으로 또래 여자애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는 그런 남학생이었다. 여자친구 만드는데 자유로워서 이 여자, 저 여자 툭하면 갈아타기 일쑤. 쉽게 말해 바람둥이.
 그러던 이츠카는 쇼핑몰 옥상에서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딘가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자기가 생각했던 시간의 흐름에서 동떨어진 듯한 기분이다. 날짜를 확인해보니 자신이 기억하고 있던 날짜의 3개월 전. 크게 놀란 이츠카는 전전긍긍하다가 결국 반친구 한 명을 떠올리고 그 친구에게 고민을 상담하게 되는데.......

여자 주인공 : 이사카 아스나
고등학교 1학년. 이름 아스나의 아스는 내일을 뜻함

 아스나는 170이 넘는 훤칠한 키에 평범한 얼굴을 한 여고생. 특별히 친한 친구는 없고 독서를 즐기는 내향적인 소녀다. 그러던 어느날 같은 중학교 출신으로, 평소에 여자애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요다 이츠카가 도와달라고 한다. 이츠카의 뜬금없는 상담에 결국 응하기로 하고 방과후에 이츠카의 이야기를 듣기로 하는데....

 상담 내용은 타임 트래블? 타임 리프? 였다.
 중학생 시절 타임머신에 관한 책을 열심히 읽었던 아스나는 이츠카의 얘기를 듣고 여러 SF소설에서 나오는 시간이동에 관한 이런 저런 얘기를 하지만 이츠카가 겪은 상황에 딱 맞는 내용은 없다. 하지만 이츠카의 얘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더 놀라운 건.....

 '12월 24일 같은 학년 학생 중에 자살하는 애가 있다'

라는 내용이었다. 자살하는 애의 이름은 모르지만 확신을 담아 말하는 이츠카를 보고 결국 아스나는 이츠카의 얘기를 믿어 주기로 한다. 이츠카는 친한 친구중에 '슈토'와 '아마키'를 찾아 다시 상담을 하고 결국 그들의 도움도 얻는다. 믿을만한 친구를 포섭한 이츠카와 아스나는 책 제목대로 <방과후 이름찾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다.

 여기까지만 보면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와 비슷한 느낌을 받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타임 리프-어제는 내일>(다카하타 교이치로. 우리말로도 출간됨)이란 라이트노블이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상권을 지나 하권에 들어가다보면 그런 느낌은 싹 사라진다. 처음 시작은 비슷할지 모르지만 중요한 본편은 위의 두 작품과는 전혀 상관없다. 같은 학년에서 자살할 듯한 애(용의자?)를 찾아내서 자살을 막기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츠카와 아스나 일행의 모습이 참으로 귀엽다. 자살을 막기위한 행동이 자기만족을 위한 행위라고 할지라도, 그걸 감안해도 그들의 행동은 아름답다.

 이번에도 후반부에 한데 모아서 탁 후려치는 힘이 있다. <방과후 이름찾기>도 역시 그 노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정상까지 더디게 올라간 제트코스터가 드디어 하강할때의 그 속도감과 쾌감. 정상까지 올라가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그 동안에 주위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여유로움이 츠지무라 미즈키의 소설에는 존재한다. 그래서 하강시 짜릿한 희열과 가슴 벅찬 느낌의 감동이 교묘하게 쳐놓은 복선과 더불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물론 순수한 미스터리 입장에서 바라보면 '불공정한' 면이 있다. 그러나 완성된 그림이 아름다우면 그런 것들은 '사소한 단점'으로 치부되기 마련.  그래서 미스터리만을 놓고 볼 경우 느끼는 불만족은 전작들과 유사할 것이다.

 여담) <나의 계량 스푼>을 '반드시' 먼저 읽어야 한다.  그래야 <방과후 이름찾기>의 진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더불어 <밤과 노는 아이들>까지 읽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평점 7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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