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고단샤 노블즈 (상,하)
2008년 문고판 (상,하)
2007년 손안의책 (전2권)
데뷔작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를 읽고 느꼈던 즐거움과 아련함. 청춘의 한 단면을 보는 듯한 문장이 지금도 가끔 머리 속을 스친다. <밤과 노는 아이들>은 츠지무라 미즈키의 두 번째 소설이다. 데뷔작이 꽤 두꺼웠는데(상,중,하 3권) 이번에도 두껍게 나왔다. 상,하 권 분책이지만 (원서도 상,하권) 각 권의
페이지 수는 400 페이지 정도. 실제로는 데뷔작과 그리 큰 차이는 없는 분량이다. 양은 많지만 술술 잘 읽힌다. 시간 구성을 일부러 이리 저리 뒤섞었지만, 위화감 없이 쉽게 소설 속으로 빠져 들 수 있다.
플래시 백으로 시작하는 프롤로그를 지나서 소설의 서반은 그냥 취업준비 하는 대학생들의 구직소설을 보는 기분이다. 하지만 고득학생의 가출,실종,유괴 사건이 발생하면서 '미스터리' 구도가 서서히 잡히기 시작한다.
본바탕은 엽기적인 극장식 범죄이며 본격 미스터리 같은 '퍼즐'을 무게를 두며 다루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같은 분위기는 아니다. 그냥 이유를 알 수 없는 연출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관계자 들은 거기에 휘말릴
뿐이다. 다음 범행에 대한 단서를 다루는 부분은 컴퓨터 게임을 보는 기분마저 든다. 주로 일본어를 갖고 노는 언어유희가 많이 나오는데, 번역으로는 그 재미를 100% 느끼기 어렵다는 점이 아쉽다.
소소한 몇 가지를 제외하면 전체적으로는 만족스런 소설이다. 등장인물이 꽤 많지만, 읽다보면
자연스레 머릿속에 캐릭터 구도도 그려지고 캐릭터들 대사가 매력적이다. 작가가 교육부와 관련이 있어선지, 교육실습 장면의
묘사는 제법 실감난다. 여자와 여자 사이의 우정이라거나 여러가지 재밌는 소재도 들어있으니, 여성 독자 입장에서는 과연 어떤
느낌을 받을지 개인적으로 궁금하기도 하다.
아무튼 그렇게 사건과 캐릭터가 얽히고 어쩌구 하다가 범인의 정체가 밝혀지는데 고전적이라면 고전적이고 진부하다면 진부하지만 잘 써먹으면 아직도 충분히 즐거운 그런 트릭을
사용하고 있다. 흠, 이것도 힌트 강도가 높을 수 있을 지도 모르니, 여기서 입을 다물어야겠다. 뭐 범인의 정체보다는 다른 부분이 더 즐거웠지만 말이다. 공정한 미스터리 보다는 즐거운 이야기에 곁들여진 미스터리를 즐기는 기분으로 읽는다면 만족도가 올라갈 것이다.
평점 5.5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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