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2012년 우리말(모비딕)
여행 미스터리다. 여기에 여행지에 얽힌 민속과 민간전승 그리고 현대적인 살인사건을 짜깁기한 스타일. 이런 류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행지인데,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은 바다 건너 섬나라 지리(책 앞에 지도가 있는데 이보다는 책갈피 식으로 지도와 간단한
여정을 인쇄해서 같이 배포하는 편이 더 좋았을 것 같다.)라니 초장부터 허들이 높은 미스터리다. 게다가 도입부에는 주야장천 옛날
이야기와 지리 이야기만 나온다. 그러다가 서서히 현대적인 사건이 끼어드는데 그때까지 버티는 것도 솔직히 일이다. 추리소설이라면
어서 빨리 살인이 나와야 맛이니까! 가 솔직한 심정이지만 막상 사건이 서서히 물오른다고 해도 그에 비례해서 재미도 같이
올라가지는 않는다. 영 미덥지근한 것이 성에 차지 않는다. 이건 결말까지도 마찬가지다. 대체 왜 그랬을까? 분명 비슷한 구성의
미스터리를 꼽자면 교고쿠 나쓰히코의 <교고쿠도 시리즈>가 있다. 이쪽 역시 민속과 민간전승에다가 여기저기서 정말이지
잘도 갖다가 버무려놓은 비빔밥이 따로 없는데, 왜 교고쿠도 시리즈는 흥미롭게 다가오면서 마쓰모토 세이초의 <D의
복합>은 지루했던 걸까? 역시 답은 가까이 있었다.( 나는 자극적인 소재의 미스터리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
곁가지에 힘을 들인만큼 핵심인 기둥인 미스터리가 좋아야하는데 그 부분이 꽝이다. 그러면서 페이지수는 많다. 독자를 피곤하게
만든다. 하고로모 전설같은 경우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소재인데, 그럼에도 미스터리가 너무 간단하고 어이없어서 - 설마 아니겠지
이런 진상이라면 투자한 시간이 아까운데 생각하면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나는 경우가 추리소설에서는 가끔 있고, 그 가끔이 이번
경우에 해당한다 - 실망스럽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 민속과 민간전승 그리고 페이지였나 싶다.
내 개인취향을 빗대 많이 까댔는데, 1965년 첫 연재당시를 감안하면 당시에는 신선한 소재였을 것 같다. 2012년 지금
우리나라 추리소설 시장- 특히 일본 미스터리가 다량으로 수입되는 - 에서 살펴보면 별로 흥미로울 소재가 아니라는게 문제겠다. 그저
마쓰모토 세이초라는 이름 가치에 기대는 추리소설이다. 그래서 초판 간행을 감안해서 점수를 더했다. 그래서 <D의
복합>은 고전의 반열에 들만한 녀석은 아니라고 본다.
여담1) 가장 의외였던 것은 초장에 빨리 퇴장한 어떤 캐릭터였다. 소재로 보나 캐릭터 성으로 보나 더 활약을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렇게 빨리 책 밖의 세상으로 물러날 줄이야! 정말 의외였다.
여담2) TV드라마용으로 딱 좋을 소재였다. 나중에 찾아보니 1993년 드라마로도 나왔다고 한다.
평점 3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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