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문예춘추
2011년 우리말(북폴리오)
나오키상 수상작이라고 해서 아마도 국내 출판사 간의 작은(?) 경쟁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는데, 솔직히 미치오 슈스케가 수상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아니, 수상작이려면 차라리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이하 해바라기)>이 훨씬 적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달과 게>의 내용은 <해바라기>의 순화 아니 퇴화 버전이기 때문이다. 그 중간에 여러 작품이 존재하지만 결국 원점은 언제나 해바라기 속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달과 게>의 주인공의 시선의 높이는 결국 해바라기의 주인공, 아니 <섀도>의 소년과 마찬가지다. 초기작에 보이던 차이점이라면 기괴하면서 마니악한 요소를 전부 쳐내버리고 최대한 모양 좋게 빚어낸 것이 <달과 게>라는 것. 나같이 작가의 초기작을 좋아하는 사람한테 <달과 게>는 심히 심심한 녀석이다. 데뷔 이래로 지속적으로 미스터리 색이 옅어지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까지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실망이다. 독특한 미스터리 작가였기 때문에 좋아했지 일반문학가 미치오 슈스케라면 관심을 둘 이유가 전혀 없다. 이변이 없는 한 앞으로 미치오 슈스케의 소설을 다시 읽을 기회는 없으리라, 아마도.
<까마귀의 엄지> 정도까지가 좋았다. 뭐 하긴 매번 비슷한 서술트릭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작가의 한계였을지도 모르겠다. 기출간된 작가의 소설을 전부 읽어보면 속임수 자체의 방향성이 전부 같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니까. 그래서 버린 걸지도 모르겠다.
평점 2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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