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고단샤
1995년 문고판
2009년 우리말 (북홀릭)
'작가' 아리스와 임상범죄학자 '히무라' 콤비를 주인공으로 한, 통칭 <작가 아리스 시리즈> 첫 권이 벌써 1년 전에 나왔습니다. 이외에도 두 콤비가 등장하는 <절규성 살인사건>과 <하얀 토끼가 도망친다> 등이 나왔지만 이 두 권은 '단편집'이고 이번에 소개하는 [46번째 밀실]은 장편이죠. 게다가 제반사정으로 단편보다는 장편을 선호하는 독자들도 있을텐데, 그런 독자에게, 특히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시리즈 대표작을 우리말로 보고 싶어하던 분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겁니다. (그나저나 <쌍두의 악마>는 언제 나올까요? 좀 두껍긴 하지만 늦어도 너무 늦는 듯.)
간단하게 내용을 소개하자면 유명 추리작가의 크리스마스 파티에 초대된 아리스와 히무라가 별장에 방문하고, 거기서 밀실살인사건이 일어납니다. 아리스와 히무라는 경찰과 함께 트릭을 밝히고 범인을 잡습니다. 끝~~~ 너무 간단한가요? 내용은 직접 읽어보면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거다보니 간략하게 소개했습니다.
사실 <46번째 밀실>에서 중요한 것은 내용이 아니라 '밀실'입니다. 추리소설에서 밀실이란 상당히 매력적인 소재인 동시에 독자에게는 애증의 대상입니다. (책 말머리에 들어간 문구가 참 가슴을 칩니다.) 트릭이 아무리 기상천외하더라도 해결은 그야말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느낌을 주는 녀석들이 대부분인 밀실 트릭. 진정 놀랍고 경악스럽고 누구나가 감탄할 밀실 트릭을 꿈꾸겠지만, 현실은 시궁창입니다. 뭐 그래서 작중에서 한 줌의 재로 화한 46번째 밀실 트릭이 궁금해지는 거겠지요.
아무튼 제목대로 밀실을 다룬 소설인데, 밀실에 대한 접근법이 약간 다릅니다. 엘러리 퀸 스타일로 접근한 밀실이라는 것이죠.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다른 소설(우리말로 소개된 <월광게임> <외딴 섬 퍼즐>)을 읽어본 분이라면 작가가 제일 좋아하는 추리소설가는 '엘러리 퀸'이고 작가 스스로 지향하는 목표도 '엘러리 퀸'입니다. 그런데 엘러리 퀸 스타일을 추구하면서 밀실 하면 떠오르는 '딕슨 카' 스타일의 밀실을 접목시킨 시도가 나쁘지는 않더군요. 트릭 자체도 큰 무리없이 소화해서 적절한 복선 배분과 함께 설득력 있게 진행시킵니다. 군데 군데 고개가 좀 갸웃거리는 장면도 있습니다만, 중간 중간 추리소설 이야기나 밀실 이야기등을 보고 있으면 그런 단점은 그냥 잊혀지더군요. (호호) 동기나 기타 등등 좀 진부한 구석도 많습니다만 이 녀석은 1992년도에 나왔습니다. 시간 참 빨리 흐르는군요.
사실 <46번째 밀실>에서 제일 궁금한 것은 밝혀지지 않은 '46번째 트릭'이 어떤 내용인가? 하는 점일 겁니다. 그렇게 명확한 이야기 없이 끝나는 점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그래서 더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게 아닐까 싶네요. 뭐 그런 점을 작가가 노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여담) '학생' 아리스를 주인공으로 한 <학생 아리스 시리즈>를 먼저 보신 분들, 또는 아직 읽지 않은 독자라면 작가와 학생 양 시리즈를 같이 읽으면 색다른 느낌이 들지도 모릅니다.
평점 5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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