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고단샤
1995년 문고판
2009년 우리말 (북홀릭)
복화술사 토모나가 요시오가 조종하는 인형 '마리오'가 탐정으로 등장하는 - 사실 요시오=마리오이지만 - <인형 탐정 시리즈> 첫번째 단편집이 우리말로 나왔다. 사실 의외였다. 워낙 오래된(?) 작품인지라 이 녀석이 과연 우리말로 나올 수 있을까? 상당히 회의적이었는데 떡하니 나왔으니 말이다. 또 놀랬던 점은 이 시리즈는 재미는 그럭저럭 있지만 미스터리 자체만 놓고 보면 그리 주목할만한 녀석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미스터리 완성도가 빼어난 것도 아니고, 오래전에 출간된 녀석이 우리말로 등장했으니 놀라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
아무튼 아비코 다케마루 하면 국내에는 역시 <카마이타치의 밤>(게임)과 잔혹한 묘사로 19세미만 구독불가의 압박을 이겨내고 국내에 상륙한 <살육에 이르는 병> 그리고 별로 재미를 못 본 <미륵의 손바닥> 정도가 떠오르지 않을까? 뭐 일본어 하는 사람이라면 그 밖에도 데뷔작인 '8의 살인'으로 시작한 <하야미 형제 시리즈> (개인적으로는 미스터리, 유머 전부 이 쪽이 인형 시리즈보다 좋았다.) 와 SF풍의 <부식 시리즈> 등등이 생각나지 않을까 싶다. (탐정이 되기 위한 893가지 방법이란 쓰레기에 가까운 만화도 한켠으로 지나갔다;;;)
쓸데없는 얘기가 길어졌는데 이쯤에서 커트하고, <인형 탐정 시리즈> 첫작품인 <인형, 탐정이 되다>는 총 4 편의 단편이 실렸다. 제1화 '인형은 코타츠에서 추리한다' (원래 본서의 제목은 단편 1화의 제목과 같다. 아마도 코타츠라는 일본어가 들어가고 독자에게 인형=탐정으로 호기심을 끌어내기 위해 우리말 제목으로 변경된 듯 한데, 바뀐 제목이 더 마음에 든다.) 는 미스터리는 별로 볼 것 없고 그냥 주인공 요시오와 마리오 콤비 그리고 작중화자인 '세노오 무츠키' 등 캐릭터 소개편에 가까워서 특기할만한 사항은 없다. (미스터리 사건과 진상 자체가 너무 단순하다.)
2화 인형은 텐트에서 추리한다는 사건 자체도 제법 괜찮고 진상도 의외성(?)이란 면에서 나쁘지 않은 구성을 보여준다. 3화 인형은 극장에서 추리한다, 역시 2화의 연장선 비슷하게 나쁘지 않은 플롯과 구성을 보여준다. 역시 특별한 구석은 없다. 마지막 4화는 1화와 비슷하게 미스터리 요소는 시덥지 않다.
전체적으로 미스터리는 좀 기대이하. 유머요소가 강하냐? 하면 그게 또 독자에 따라 반응이 엇갈릴 듯 하다. 시간 나는 분들이 있다면 큰 기대하지 말고 읽어보시길 바란다. 별 기대 없이 읽으면 의외로 재밌는, 라이트하지만 적당히 부드럽고 웃음을 주는 미스터리 단편집을 접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평점 5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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