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후타바샤
2009년 우리말 (비채)
미나토 가나에의 데뷔작이자 화제작이던 <고백>의 우리말 출간은 대단히 경사스런 일이다. 뭐 그만한 화제성을 갖고 있는 책이기에 출판사측은 '판매량'에 기대하는 마음도 분명 있었겠지만 말이다. 소문과 판매량이 입증하듯이 <고백>은 대단히 흡입력 있게 술술 읽히는 재밌는(?) 책이다. 재미라는 것은 독자에 따라 다르게 느끼겠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붙들게 만들고, 자꾸 다음을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힘이 있다면 나는 그걸 '재밌는' 책이라고 판단한다. 그래서 <고백>은 재밌는 미스터리이다.
소설은 총 6 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장의 화자는 다르다. (공통화자가 있긴 하지만.....)
도입부는 한 중학교 선생의 시점으로, 자신의 딸을 죽인 범인이 자기가 맡은 반학생이라는 사실을 고백하고 법의 힘이 아닌 스스로 범인에게 복수를 한다는 꽤 충격적인 스토리 전개를 보여준다. 그리고 다음 장부터는 그렇게 벌어진 단죄의 고백 이후로 사건과 연루되었던 사람들이 어떻게 '변화'해가는지 그런 과정을 서로 다른 시점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고백>을 보고 있으면 온다 리쿠와 미야베 미유키의 장점만을 살짝 버무린 듯한 맛이 느껴지기도 한다. 고백체와 캐릭터 특징은 온다 리쿠, 소년 범죄와 복수는 미야베 미유키, 뭐 그런 느낌이다. 물론 이건 그냥 인상일 뿐 중요한 사항은 아니다.
일단 <고백>은 미스터리 장르에 들어가겠지만, 의외의 범인이라거나 의외의 동기라거나 멋드러진 범행트릭 같은 걸 기대하고 읽으면 뒷통수를 맞게 될 것이다. <고백>은 그런 왜? 누구? 어떻게?와는 별 상관없이 사건과 사건 사이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캐릭터들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그리고 있는 연작 단편집이다. 따라서 스콧 스미스의 <심플 플랜>은 재밌게(?) 읽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물론 '완성도' 면에서는 <심플 플랜>이 훨씬 뛰어나다.
<고백>은 분명 재밌는 책이지만, 완성도 면에서는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일단 제 1 장이 가장 흥미롭고 뒤로 갈수록 재미의 밀도가 옅어진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 이유로는 아마 처음부터 이렇게 연작형식이 아니라 단순한 단편으로 끝날 것을 억지로(?) 이어 붙인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캐릭터들의 심리와 행동 변화가 자연스럽다기 보다는 스토리를 위해 태어난 맞춤인형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 때문에 <심플 플랜>에 비해서 부족하다. 그래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보니 기회가 되는 분들은 꼭 읽어보길 바란다.
평점 5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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