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우리말(노블마인)
<손 안의 작은새>는 <거울 집의 앨리스> <무지개 집의 앨리스> <유리 기린>에 이어 4번째로 소개된, 가노 도모코의 연작단편 미스터리집입니다. 게다가 초기작입니다. 데뷔작인 <일곱개 이야기>와 그 후로 이어지는 <코마코 시리즈>가 나오던 시기에 출간된 작품인데, 그래서 그런지 작풍이 당시 여타 작품과 흡사합니다. 독립된 단편같은 지류가 본류로 모여서 대해로 흘러가는 그런 느낌의 단편집이 말이죠. 가노 도모코 만의 특색있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잔잔하게 잘 꾸며놓았으니까요. 거기다가 이번에는 대놓고 (데뷔작 시리즈도 비슷하긴 했지만) 젊은 남자와 젊은 여자를 전면에 내세워놓고 일상 미스터리와 로맨스를 같이 진행시킵니다. 탐정역은 남자가 맡고 있습니다만, 요즘 이런 스타일이 나왔다면 여자가 탐정역으로 바뀌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강한' 여성이 아름다우니까요.
어쨌든 처음 이 작품을 읽은 게 몇 년 전이긴 한데 당시에는 꽤 즐겁게 읽긴 했는데, 다시 읽어보니 미스터리 쪽 완성도는 솔직히 별로 볼 게 없네요. 심리와 서술트릭이 섞인 것이라서 딱히 정통 미스터리 쪽과 연관성을 찾는 것 자체가 바보스럽다고 느껴지니까요. 그냥 로맨스 장르로 받아들이고 미스터리는 부록 안의 부록 정도로 받아들이면 재밌게 읽을 수 있지 않나 싶네요.
참고로 이 작품(5개 단편)에서는 사에의 가족이 나오지 않는데, 일종의 외전격인 단편이 하나 있는데, 거기에 사에의 가족이 등장합니다. 물론 <손 안의 작은새>를 읽은 독자라면 꽤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단편입니다. 그 단편집이 우리말로 출간될지 여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 외전 단편만 기회가 된다면 개인적으로 번역해보고 싶긴 합니다. 뭐 마음 속으로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지만요. ㅋㅋ
평점 5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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