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010년 우리말(레드박스)
제네시스 시크릿, 창세기의 비밀이라, 제목부터 상당히 ‘자극적’이다. 과연 내용도 제목만큼 엄청날까? 라는 의문에서 출발한 독서가 마지막 책장을 다 덮고 나니, 즐겁게 읽었다!라는 후련한 마음과 한켠에 솟구치는 섭섭한 느낌이 같이 밀려온다.
일단 기본 소재는 ‘인신 공양’을 다루고 있다.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이야기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전부터 있어온 이야기인데, 소설 <창세기의 비밀>에서는 그것을 중요 소재로 파악하고 실제로도 꼼꼼한 묘사를 통해 십분 활용하고 있다. 어느 정도로 꼼꼼하냐면, 이걸 그대로 영상으로 옮긴다면 어지간한 고어 영화를 다들 고개를 숙여야할지도 모른다. 물론 고어 영화의 코어 팬들이라면 훗!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인상이 찌푸려질지도 모를 정도로 의외로 잔혹한 묘사가 곳곳에 등장한다.
물론 단순히 자극적인 용도로 인신 공양과 살해 장면(현장)을 묘사하고 있지는 않다. 이런 것들은 전부 에덴에서 쫓겨난 인류와 농경 정착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고대 인류사의 비밀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들을 연결하는 가설이 작가의 ‘창작’이지만 꽤 흥미진진한 내용을 보여준다. 유전자 이야기 때문에 약간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하다만, 작금의 내가 사는 나라의 상황을 보자면 딱히 틀리지도 않은 듯 해서 뭐라 반박하고 싶은 욕구조차 일지 않는다. O시
책은 대단히 두껍다. 550 페이지 정도인데, 한 페이지당 활자량도 많다.26줄이 들어갔으니 여타 소설 들에 비하면 꽤 많은 분량이다. 특히 20줄 안팎에 큼직한 동화책 글씨를 연상케 하는 다수의 일본 소설들에 비하자면 이건 그런 녀석들 거의 3권에 필적할 분량이 아닐까 싶은데, 아무튼 두껍긴 한데, 비교적 잘 읽히는 편이다. 비교적이란 말을 쓴 이유는 사건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오르고 나서도 실제 후반부의 탄력받은 전개가 나오기까지 중간 중간 지루한 부분과 몇 몇 납득하기 좀 힘든 플롯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이런 류의 스실러는 속도감이 생명인데,<창세기의 비밀>은 그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얻기는 좀 힘들 것이다. 비슷한 까발리기 스타일 소설로는 <다빈치 코드>쪽이 속도감 하나는 레퍼런스 급이었다. 아무래도 <창세기의 비밀>은 톰 녹스의 ‘데뷔작’이다보니 좀 어색한 부분이 있던 것 같은데 후속작 <카인의 유전자>에서는 그런 단점을 전부 없애버리면 훨씬 재밌는 스릴러가 탄생하지 않을까 싶다.
사족) 큰 기대는 금물이다. 책 뒷표지에 현란한 칭찬문구가 많은데, 다 개뻥이다! 좀 지루하기도한 3시간 30분짜리 액션 스릴러 영화 보는 기분으로 읽으면 재밌을 것이고, 그 이상의 것을 바란다면..........
평점 6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