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미라지엔터테인먼트
무삭제 무수정 + 우리말 더빙까지 수록된 정식발매작이다.
가격이 비싸지만 더빙 하나 때문에라도 살 가치는 충분하다.
자막은 일단 화면을 가리는 문제가 크다.
게다가 oled나 pdp같은 리얼블랙을 보여주지 못하는 TV라면 자막으로 인해 생기는 블루밍 현상(검은 화면에 흰색 자막으로 인해 자막이 지나치게 밝게 붕뜨는 현상이다. 엔딩 크레딧 같은데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란 치명적 단점까지 가세한다.
화면을 주시해서 정보를 얻어야 하는 찰나에 자막을 보느라 시선이 분산되고 집중력도 흐트러지는데 문제는 그 자막 떼깔이 붕떠서 눈을 아주 거슬리게 하고 주변 화면 정보까지 잡아먹는다.
뭐 덕분에 2회차 감상을 하는 맛이 상대적으로 좋긴 하다. 1회차는 자막 때문에 스토리 흐름에 집중. 2회차는 일단 알고 있는 스토리를 바탕으로 화면전체에 집중,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더빙은 위의 문제가 전혀 없다. 온전히 화면 정보를 100% 받아들일 수 있다. 스토리 이해는 양쪽 귀로 들려오는 음성으로 하면 되니까. 실제 극장에서 아동용 대상 애니메이션이 더빙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여기에 일반 영화는 3D의 경우 화면 정보량이 더욱 중요한데 더빙이 있는 경우와 아닌 경우 그 느낌이 완전 다르다. 그래서 3D 블루레이에 한국어 더빙이 수록된 영화는 필구 작품이 된다. 특히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일부 마블 영화들이 그렇다.
아무튼 메이드 인 어비스는 국내 방영할 때도 더빙이 되지 않은 채 상영됐는데 이번 블루레이 정식발매가 되면서 블루레이 한정으로 더빙이 수록됐다. 처음 이 소식을 접했을 때는 정말놀랐다. 왜냐하면 전혀 기대도 안 하던 것이었다. 어차피 소수의 매니아들만 선호하고 그 매이나들 대부분은 더빙을 천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메이드 인 어비스에 수록된 더빙은 정말 귀중한 자원이다.
일단 더빙과 원음을 비교하면 놀랍게도 정말 비슷하다. 완벽하게 동일한 분위기는 아니지만 주요 캐릭터를 삼인방으로 한정한다고 했을 때 리코, 레그, 나나치의 음성이 놀랍도록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선점효과라고 있다.무엇을 하든 처음 한 행동과 그로 인한 경험으로 인해 다음 행동이 큰 영향을 받는 것을 말하는데 애니메이션 음성도 그 선점효과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보통 원음에 비교해서 조금만 달라도 이질적이라고 작품을 훼손한다고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의 대부분이 선점효과 때문이다. 재밌는 건 한국어 음성으로 수록된 일본 애니를 먼저 봤을 경우 반대로 일본어 원음에 이질감을 느낀다. 반대도 마찬가지고. 그냥 무얼 처음 들었느냐 정도의 차이다. 더빙뿐만 아니라 번역도 마찬가지다. 지금도 슬램덩크 주인공하면 사쿠라기 하나미치 보다 강백호가 더 익숙한 사람이 많듯 말이다.
이런 걸 감안해서 메이드 인 어비스 더빙은 이질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더빙 감독과 연출이 고심한 것 같다. 이건 전작 빙과에 수록된 한국어 음성에서도 마찬가지로 느낀 사항이다.
아무래도 미라지에서 생각하는 더빙은 최대한 원음과 비슷한 분위기로 맞추어 이질감을 적게 하는 것인 듯 하다. 어차피 소수의 마니아들 상대로 하는 장사라 이게 나쁜 건 아닌데 개인적으로는 좀 아쉽다. 성우들도 해당 배역에 대한 캐릭터 해석이란 것이 있고 이 해석에 따라 목소리 톤이나 연기도 달라질텐데 일본어나 한국어로 듣는 음성이나 둘 다 비슷한 느낌이라는 게 아쉽다. 개인적인 욕심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비스 한국어 더빙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부동경 오젠이었다.
일본 원음도 평이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한국어 더빙을 담당한 이계윤 씨의 목소리와 연기가 정말 일품이다. 오젠을 처음 접할 때 느낌과 나중에 실체(?)를 알고 나서 느끼게 되는 목소리 연기가 정말 좋았다. 일본판의 바닥에 깔린 음침함과는 다른 느낌도 좋다.
스토리는 호불호가 갈리는 스타일이다보니 따로 언급하지는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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