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쏘는 쏘우 후속편 격이지만 굳이 전작을 모르더라도 재밌게 볼 수 있다.
갑작스레 맞닥뜨린 불합리한 상황을 극복해가는 게임상황에 적당한 고어요소를 섞은 스릴러 물이기 때문. 쫀득한 개연성 보다는 그때 그때의 느낌 중시형으로 적당한 반전요소와 함께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진행을 보여준다. 속편이 나오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엔딩 방식은 이런 류 장르영화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요소.
시종일관 심각해 보이지만 조잡한 동기나 범죄의 당위성등의 설득력은 여전히 부족해 보인다. 업그레이드 된 그런 걸 원한다면 부족한 느낌이 들겠지만 굳이 이런 스타일 영화에까지 빡빡한 잣대를 들이댈 건 없다고 본다.
-해피 데스데이는 일단은 호러 스릴러 계열의 B급 영화다.
금발 백인 여성 주인공이 살해당하는 것만 봐도 이 영화의 근본은 확실하다.
시작은 <스크림>이 떠오르고 소재와 진행은 <사랑은 블랙홀(그라운드혹데이)> 방식과 정말유사하다. 중간에 주인공이 범인을 찾기 위해 살해당하는 장면들이 매우 코믹하게 그려지는데 사랑은 블랙홀에서 매일 반복되는 하루에 자포자기한 주인공이 이런 저런 일들을 저지르는 것과 비슷하다. (실제 영화 후반부에 대놓고 사랑은 블랙홀을 언급하기도 한다.)
호러 영화의 클리세를 잘 섞었으면서 그걸 비틀어서 코믹하게 엮어놓은 솜씨가 그야말로 병신 같지만 재밌다. 중반부에서 주인공이 자신의 삶을 뉘우치는 장면의 연결이 늘어지긴 하는데 그걸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템포가 좋다. 특히 후반부 연속해서 벌어지는 진상과 반전이 얕은 감이 있지만 괜찮게 준비되어 있다. 짧은 상영시간이지만 그 안에 들어갈 것은 다 들어갔다.
다만 워낙 이것 저것 재료를 섞어놔서 깊이감이 없다는 게 흠이다. 이것 때문에 호불호가 확실히 갈릴 것이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깊이감이 없다는 게 <해피 데스데이>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초반부 스타일이 치중했다면 스크림 짝퉁으로 전락했을테고 중반부 진행에 집중했다면 또 다른 사랑은 블랙홀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 저것 섞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해피 데스데이 만의 병맛이 탄생했다.
실제로 피튀기고 고어한 장면은 없다. 공포영화 못 보는 사람을 위한 코믹 스릴러 장르물이라 생각하면 해피 데스데이의 가치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저예산 영화라고 들었는데 이런 스타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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