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용 잡는 장면으로 시작하길래 판타지인가 했다.
조금 있으니 온라인 게임 속 장면이라고 한다. 게임 판타지인가?
몇 장 더 넘어가니 주인공이 학교에서 아웃 사이더인 것 같다. 왕따 문제를 다루나?
MMO에서의 현질 이야기도 나오네?
대체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은 건가?
미스터리 아니다. 스릴러도 아니다. 하드 보일드는 더더욱 아니고.
그냥 소년들의 이야기다. 그게 다다.
어쩌다 버그로 게임 속 용을 잡아 영웅이 되고 싶었지만(사실은 좋아하는 여자애한테 잘 보이려고) 현실은 시궁창이라는 걸 보여주는 내용의 소설. 물론 언제나 시궁쥐 신세는 아니라는 걸로 결말이 나긴 하지만 기대했던 요소와는 별개였다.
곳곳에 보이는 맛깔나는 대화는 한상운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술술 넘어가는 책장까지 읽는 동안은 괜찮았는데 읽고 나니까 그냥 그래서 어쨌다고 정도의 소감 밖에 나오질 않네. 내가 나이를 너무 먹었나? 아직 젊은데. 고개 한 번 갸웃해보고 다시 생각하는 시늉을 내보지만 그마저도 귀찮다. 역시 나이를 먹긴 먹었나 보다. 생각하는 게 귀찮다니.
아무튼 내가 기대했던 소설이 아니다.
아마 다음 권들은 읽지 않을 확률이 90% 이상 되지 않을까 싶다.
평점 3 / 10
2013년 8월 10일 토요일
물밑 페스티발 - 츠지무라 미즈키
2012년 우리말
한 마을 안에서 벌어진 숨겨졌던 이야기가 고등학생 주인공 소년의 입장에서 천천히 드러나는 내용의 소설. 기존 츠지무라 미즈키의 청춘 미스터리 라인을 답습하면서 좀 더 사회성을 가미한 내용이다. 그래서 작가의 기존 스타일에 거부감 없던 입장에서 <물밑 페스티발>은 이도 저도 아닌 대충 버무린 볶음밥 같은 느낌이다. 언제까지 소년 소녀에 머물 수 없는 노릇이라는 건 이해는 하지만 초기작에서 보이던 풋풋함은 이제는 없어진 것 같다. 그나마 <오더메이드 살인클럽>을 보면 아직 초기 색채가 남아있기는 하다만.
참고로 미스터리는 아니다. 미스터리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그딴 건 아무렴 어때 수준 정도로 그냥 향만 살짝 가미한 수준이라고 보면 되겠다. <열쇠 없는 꿈을 꾸다>와 비슷한 선에 서 있는 작품.
참 이거 연애소설로 보는 시선도 있는 듯 한데, 미스터리 처럼 로맨스만 봤다간 실망할 지도 모른다. 그냥 청소년 성장 소설이라고 보면 되겠다.
평점 4.5 / 10
한 마을 안에서 벌어진 숨겨졌던 이야기가 고등학생 주인공 소년의 입장에서 천천히 드러나는 내용의 소설. 기존 츠지무라 미즈키의 청춘 미스터리 라인을 답습하면서 좀 더 사회성을 가미한 내용이다. 그래서 작가의 기존 스타일에 거부감 없던 입장에서 <물밑 페스티발>은 이도 저도 아닌 대충 버무린 볶음밥 같은 느낌이다. 언제까지 소년 소녀에 머물 수 없는 노릇이라는 건 이해는 하지만 초기작에서 보이던 풋풋함은 이제는 없어진 것 같다. 그나마 <오더메이드 살인클럽>을 보면 아직 초기 색채가 남아있기는 하다만.
참고로 미스터리는 아니다. 미스터리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그딴 건 아무렴 어때 수준 정도로 그냥 향만 살짝 가미한 수준이라고 보면 되겠다. <열쇠 없는 꿈을 꾸다>와 비슷한 선에 서 있는 작품.
참 이거 연애소설로 보는 시선도 있는 듯 한데, 미스터리 처럼 로맨스만 봤다간 실망할 지도 모른다. 그냥 청소년 성장 소설이라고 보면 되겠다.
평점 4.5 / 10
2013년 8월 4일 일요일
영국식 살인 - 시릴 헤어
1951 An English Murder
2013 우리말(엘릭시르)
귀족 가문의 대저택에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손님이 모여든다.
경축스런 성탄절에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때마침 내린 폭설로 저택은 고립무원.
범인은 과연 누구인가?
전형적인 클로즈드 서클이긴 한데 여기서 제목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영국식 살인?
대체 무얼 두고 영국식이라고 하는 걸까? 그리고 그 뒤에는 살인이라는 단어까지 붙었다.
알송달송한 표현이다.
하지만 작가는 소설 안에서 외국인을 한 명 두고 제3자의 입장에서 영국을 바라보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하고 있다. 제목과 결부해서 생각해보면 작가가 말하고 싶어하는 힌트가 무엇이지는 윤곽 정도는 드라날 것 같다.
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이지미나 '플레인 스콘' 같은 소설이다.
스콘이란 걸 먹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진짜 '정통' '플레인' 스콘은 별 맛이 없다.
달지도 않고, 바삭하지도 않고, 쫄깃한 빵도 아니고 그냥 텁텁하고 딱딱한 그런 맛이다. 물론 귀족들이 먹던 스콘은 버터가 들어갈테니 버터 풍미가 진하게 나긴 한다.
하지만 별 맛도 없는 플레인 스콘에 '잼'을 가미하면 그 맛이 다양해진다. 어떤 잼을 바르느냐에 따라서 맛이 바뀐다.
소설 속 장면 중 하나이지만 스콘에 버터를 발라 먹는 장면이 나온다.
<영국식 살인>이 이와 비슷하다. 담백하고 깔끔하면서 부드러운 맛.
자극적인 맛은 없지만 뒷맛이 없는 깨끗한 미스터리다.
평점 6 / 10
2013 우리말(엘릭시르)
귀족 가문의 대저택에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손님이 모여든다.
경축스런 성탄절에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때마침 내린 폭설로 저택은 고립무원.
범인은 과연 누구인가?
전형적인 클로즈드 서클이긴 한데 여기서 제목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영국식 살인?
대체 무얼 두고 영국식이라고 하는 걸까? 그리고 그 뒤에는 살인이라는 단어까지 붙었다.
알송달송한 표현이다.
하지만 작가는 소설 안에서 외국인을 한 명 두고 제3자의 입장에서 영국을 바라보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하고 있다. 제목과 결부해서 생각해보면 작가가 말하고 싶어하는 힌트가 무엇이지는 윤곽 정도는 드라날 것 같다.
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이지미나 '플레인 스콘' 같은 소설이다.
스콘이란 걸 먹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진짜 '정통' '플레인' 스콘은 별 맛이 없다.
달지도 않고, 바삭하지도 않고, 쫄깃한 빵도 아니고 그냥 텁텁하고 딱딱한 그런 맛이다. 물론 귀족들이 먹던 스콘은 버터가 들어갈테니 버터 풍미가 진하게 나긴 한다.
하지만 별 맛도 없는 플레인 스콘에 '잼'을 가미하면 그 맛이 다양해진다. 어떤 잼을 바르느냐에 따라서 맛이 바뀐다.
소설 속 장면 중 하나이지만 스콘에 버터를 발라 먹는 장면이 나온다.
<영국식 살인>이 이와 비슷하다. 담백하고 깔끔하면서 부드러운 맛.
자극적인 맛은 없지만 뒷맛이 없는 깨끗한 미스터리다.
평점 6 / 10
2013년 8월 3일 토요일
육화의 용사2 - 야마가타 이시오
2013년 우리말(학산문화사)
1편의 흥미진진한 에필로그에서 바로 이어지는 2편.
이번에는 서두에 범인의 정체(?)를 밝혀두고 '왜' 그런 장면이 나왔는지 천천히 설명해 나간다. 1편이 의외로 깔끔한 맛이 좋았다. 세계관과 캐릭터를 2편에서 어떤 식의 미스터리 장식을 할지 궁금했는데 작가의 답은 '도서추리'였다.
도서추리라는 것은 간단히 설명하자면 범인의 정체를 초반에 밝히고 왜 그 사람이 범인인지를 역추적해가는 구성이다. 이것이 가장 고전적인 도서추리 구성이지만 이런 방식은 흥미를 유발하는데 부족하다. 속고 속이는 쾌감 보다는 작중 인물의 심리변화가 중요한 심리극 같은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
당연히 <육화의 용사2> 초반부를 읽으면서 걱정이 들었다. 이런 식으로 흐르면 큰 재미는 못 볼 것이다, 라는 그런 거 말이다. 하지만 중후반부에 들어가면서 작가는 단순한 도서추리 구성만으로 2편을 마무리 짓지 않는다.왜냐하면 3편도 써야 하니까! 마지막의 마지막에 가서 숨겨둔 카드를 독자에게 제시한다. 물론 이 카드를 보고 놀랄지 덤덤할지는 개인 취향의 문제겠다.
1편 만큼 깨끗한 맛은 없지만 라이트노벨 쪽에서 이런 장르는 드물어서 그런가 여전히 재밌게 읽었다. 다음 편이 기대된다.
평점 5.5 / 10
1편의 흥미진진한 에필로그에서 바로 이어지는 2편.
이번에는 서두에 범인의 정체(?)를 밝혀두고 '왜' 그런 장면이 나왔는지 천천히 설명해 나간다. 1편이 의외로 깔끔한 맛이 좋았다. 세계관과 캐릭터를 2편에서 어떤 식의 미스터리 장식을 할지 궁금했는데 작가의 답은 '도서추리'였다.
도서추리라는 것은 간단히 설명하자면 범인의 정체를 초반에 밝히고 왜 그 사람이 범인인지를 역추적해가는 구성이다. 이것이 가장 고전적인 도서추리 구성이지만 이런 방식은 흥미를 유발하는데 부족하다. 속고 속이는 쾌감 보다는 작중 인물의 심리변화가 중요한 심리극 같은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
당연히 <육화의 용사2> 초반부를 읽으면서 걱정이 들었다. 이런 식으로 흐르면 큰 재미는 못 볼 것이다, 라는 그런 거 말이다. 하지만 중후반부에 들어가면서 작가는 단순한 도서추리 구성만으로 2편을 마무리 짓지 않는다.
1편 만큼 깨끗한 맛은 없지만 라이트노벨 쪽에서 이런 장르는 드물어서 그런가 여전히 재밌게 읽었다. 다음 편이 기대된다.
평점 5.5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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