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1일 금요일

수제 전병의 밀실 - 다니하라 쇼코


2009년 창원추리문고

<미나미 시리즈> 4번째이지만, 시간순서로는 가장 처음에 해당하는 <수제 전병(센베이)의 밀실>은 연작 단편집입니다. 표제작外 3개 단편은 전부 격월간 잡지 <미스터리즈!>(발행 : 동경창원사)에 연재됐던 것을 그대로 수록했고, 단행본 발간에 맞춰서 짧은 신작 단편 한 편을 추가해서, 총 5 개 단편이 실려있습니다.

신작 단편을 제외한 4개 단편은 미나미(와 나오미)의 1인칭 시점이 2편, 슈야 시점이 2편으로 나뉩니다. 그리고 단편에서 탐정역은 시리즈 1-3편에서는 이미 고인이 된 '미즈시마 할아버지'라는 사람이 맡습니다. 기본적인 플롯은 미나미 또는 슈야가 수수께끼같은 상황을 만나고, 그 경위를 미즈시마 할아버지에게 설명해줍니다. 미나미(보다는 친구 나오미)와 슈야는 나름대로 추리라고 하지만, 결국 진상을 퀘뚫는 역할은 미즈시마 할아버지죠. 사건과 진상을 규명하는 과정은 '안락의자탐정물'과 유사하지만, 탐정은 조수에게 게속해서 힌트를 줍니다. 그래서 탐정 혼자 전부 진상을 말하기 보다는 조수 스스로 진상을 깨닫게 하는 면이 많습니다. 이런 면은 정갈하게 깔린 복선과 맞물려 좋은 느낌을 냅니다. 이 시리즈도 우여곡절끝에 여기까지 왔는데요, 시리즈 최고 완성도는 본 단편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데뷔작도 좋았습니다만....)

수록된 단편의 간략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구체육관의 유령 : 체육관에 출몰하는 유령소동 (슈야편)
-수제 전병의 밀실 : 전병을 훔치려고 한 이유는? (미나미 & 나오미편)
-회전초밥 : 초밥 지점장이 손님을 폭행한 이유는? (미나미 & 나오미편)
-곰 가면, 할아버지 가면 : 미술실에서 노멘(가면)을 훔쳐간 범인의 정체는? (슈야편)
-그리고, 한 명 더 : 앞선 4개 단편을......................

각각의 단편은 독립된 내용이지만, 시리즈 독자를 위한 배려도 빠트리지 않았습니다. 미즈시마 할아버지가 키우던 '러시안 블루'의 이름이 왜 '겐조'인지, 미즈시마 할아버지와 슈야의 관계, 미나미가 리트리버 '모네'를 키우게 된 이유, 개인 모네가 어째서 고양이인 겐조를 졸졸 쫓아다니는지 등등(장편에서는 그냥 그렇다고 나왔던 설정들)이 잘 그려져 있습니다. 전작까지는 정형화된 소도구 같은 캐릭터들의 이미지가 단편집에 들어와서 확실한 개성을 품게 됐다고 봐도 좋습니다. 이제서야 시리즈물 다운 안정감이 느껴집니다. 좀 늦은 감은 있지만, 그래도 다행입니다. 다음 시리즈는 다시 단편집이 될지, 장편이 나올지 모르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단편'쪽이 훨씬 재밌었습니다.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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