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디버하면 역시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링컨 라임 시리즈>일 겁니다. <본 콜렉터>로 시작한 전신마비환자 링컨 라임과 미모의 조수 아멜리아 색스 콤비가 법과학을 이용해 - 미세 증거물 - 엽기적인 사건을 하나 하나 해결해나가는 시리즈죠. 이번에 소개하는 <콜드 문>은 링컨 라임 시리즈 7번째에 해당합니다. (나오는 속도가 너무 느려요!!)
피해자들을 고통에 빠트리고 서서히 죽어가게 하는 연쇄살인범 시계공. 이미 두 명의 피해자가 나왔고 링컨 라임과 아멜리아 색스가 사건에 개입합니다. 하지만 경찰 내부 비리가 얽힌 사건을 맡게 된 아멜리아 색스는 시계공 사건과 병행해서 조사를 하게 되죠. 전혀 상관없어 보이던 두 사건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전형적'인 제프리 디버 미스터리를 보여주는 것이 <콜드 문>의 개략적인 내용입니다.
이번 작의 특징은 일단 연쇄살인마 '시계공' 캐릭터 조형입니다. 아무리 소설속 캐릭터라지만 이런 말을 하기에는 반사회적일 수도 있겠지만, 대단히 매력적인 캐릭터로 그려집니다. 지금까지 시리즈에서 보였던 링컨 라임의 상대역인 범죄자의 장점을 한데 모아 만들어놓은 그런 캐릭터성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에도 눈여겨볼 조역이 등장합니다. 시리즈 4번째 <돌 원숭이>에서 등장했던 중국인 형사가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이번 <콜드 문>에서는 동작학으로 상대방을 심문해서 진실을 파헤치는 '캐서린 댄스'라는 여성이 나옵니다. 이 캐릭터는 아예 독립해서 <슬리핑 돌>이라는 장편에서 주인공자리까지 꿰어찼다(?)고 하더군요. 개인적으로도 <슬리핑 돌>을 무척 기대중이라 지금도 일어판으로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고 있는데, 우리말로 좀 빠른 속도로 소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링컨 라임 일당(?)은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이번에는 특히 아멜리아 색스가 부패 경찰 사건과 맞닥뜨려서 고민하는 장면도 나오죠. 이런 시리즈 레귤러 캐릭터 뿐만 아니라 위에서 말한 신입 캐릭터들의 매력이 더해서 소설의 매력을 한층 강하게 빛나게 해줍니다. 이런 캐릭터성은 소설의 오셀로같은 플롯과 얽혀서 마지막 페이지까지 독자를 붙들어 두는 힘으로 작용합니다. 페이지는 대략 550페이지 정도로 꽤 두꺼운데 (1페이지당 28줄이라 근래 소설 중에서 페이지당 활자량은 많은 편에 속할 겁니다.) 순식간에 읽을 수 있을 정도죠. 뭐 제프리 디버 소설의 대표적인 특징입니다.
시리즈 6번째 <12번째>까지만 전부 상,하권으로 분책해서 내놨던데, 이번 <콜드 문>은 출판사가 제정신이 아닌지 아무튼 기특하게도 단권으로 내놓았습니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도 않더군요. 기존 시리즈도 전부 다시 단권으로 재발간됐으면 좋겠습니다.
현재까지 우리말로 나온 시리즈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본 콜렉터 (영화로도 나왔음)
2. 코핀 댄서
3. 곤충 소년
4. 돌 원숭이
5. 사라진 마술사
6. 12번째 카드
7. 콜드 문
-소녀의 무덤 (넌시리즈이지만 수작중의 수작)
평점 8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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