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16일 일요일

[게임] 용과같이7 (PS4)

살인죄를 대신 짊어지고 복역후 출소한 주인공(전직 조폭)의 이야기.

1. 실망스런 스토리 진행방식

주인공 이치반은 자신히 처한 현실과 차례대로 일어나는 사건을 통해서,
자신에게 일어났던 과거의 진실을 서서히 깨닫게 된다.
이 과정은 스릴러 영화 작법과 비슷하게 진행된다.

문제는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는 장면이다.
주인공과 일행이 주도적으로 사건의 전말을 밝히는 것이 아니다.
각 챕터마다 상대 악역들이 마지막에 등장해서 하나 부터 열까지 정말 친절하게 설명한다.

이게 참 골 때린다.
만나는 악역마다 일단 설명이다.
몇 시까지 어느 장소 오라고 한다.
거기로 가면 바로 수십년전 부터 있었던 사건의 숨어있던 진실을 설명해준다.

주인공 일행이 단서를 찾고 그걸 조합해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친다.
원래는 이런 구도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정작 게임은 친절한 악역씨 덕분에 진실이 밝혀지는 카타르시스를 전혀 느낄 수가 없다. 결과적으로 왜 마을을 이리저리 뛰어다녀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게 만든다. 게임 스스로 말이다.

결국 정교하게 만들어놓은 마을 맵은 (그마저도실제 들어가 수 있는 곳은 한정적이지만)
그냥 사이드 퀘스트 볼려고?
대충 메인 스토리 진행할려고?
이럴거면 마을도 3D로 만들 필요없이 전체지도 열어서 바로 이동가능하게 만들면 된다.
택시가 그 기능을 하지만 택시 타면 지루한 로딩이 기다리고 있다. 
귀찮게 마을 내를 싸돌아다닐 필요가 없다.

큰줄거리는 괜찮은 게임이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법이 심각하게 형편없다.

게다가 캐릭터 작법부터 스토리 진행에 난항을 겪는다.
주인공은 멍청하다. 머리가 없다.
그냥 일편단심 주먹구구 하지만 인정은 있는 단순무식으로 그려진다.
나이는 중년인데 하는 짓은 중딩만도 봇하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그런 주인공의 단점을 보완할 동료는 필수다.
그리고 그런 동료는 초반부터 등장한다.
전직형사라는 이력을 가진 캐릭터다. 정말 적당한 캐릭터다.
자기 목적을 위해 주인공에게 접근해서 이용하는 포지션이지만 어쩔 수 없이 막내동생 대하듯이 다큰 아들 대하듯이 뒤치닥거리 해주면서 굵직한 사건에서 존재감 뿜어내면서 중심을 잡아주는 그런 캐릭터 말이다. 하지만 실제 게임에서는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이와 별개로 다른 동료들도 각자의 목표가 있고 거기에 맞추어 주인공과 합류하게 된다. 하지만 합류후부터는 공기같은 존재가 되는 동료들. 이유는 중요한 스토리는 상대 악역이 전부 알려주기 때문이다. 이럴 바에는 동료가 왜 있는지 알 수 없다. 유대 게이지 채워서 술집에 가서 동료들 사이드 스토리나 보려고? 그마저도 있으나 마나한 별 시덥잖은 이야기들 투성이.
동료 시스템은 야쿠자 또는 흥신소에서 돈주고 고용하는 시스템으로 했어도 상관없다.

서브로 들어오는 동료는 메인과는 전혀 상관없고, 메인 동료로 들어오지만 시점이 너무 늦고 뜬금없게 느껴져서 이 뭐병? 이런 식이고.
답이 없다.

2. 불친절하고 지루한 전투
범위 스킬(극기)의 범위를 알 수 없다.
상대 몹들은 주인공 파티의 진로를 방해하지만, 반대의 경우 우리편이 상대방을 방해할 수는 없다.
거리에서 잔챙이들이 너무 덤벼댄다. 거리 불량배 또는 야쿠자라는 설정인데 레벨 한참 높은 주인공 일행을 우습게 본다. 이런 것 조차 이벤트 식으로 처음에는 덤볐다가 파티의 레벨을 보고 놀라서 무릎꿇고 사죄하고 아이템과 경험치만 내려놓고 도망간다거나, 이런 식으로 충분히 재밌게 구성할 수 있을텐데, 물론 본 게임에서는 그딴 거 없다. 다들 간이 배밖으로 나왔는지 무조건 덤빈다.
이게 심각한 건 30레벨이 넘어가는 중후반부에는 마을 피래미들과의 전투는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싸워봤자 들어오는 경험치는 쥐꼬리만보 못한 수준이면서 시간만 잡아먹는다. 광역기로 쓸어버리면 되지만 템포가 끊긴다.
결국 잡몹과 전투를 회피하는 아이템은 필수가 된다.

12장이 전환점이다.
그 전까지는 레벨링이 완만하게 오르다가 12장 부터 급격하게 올라 버린다.
물론 그에 대비해 레벨 올릴 수 있도록 아레나 콘텐츠가 열리지만, 결국 노가다를 해야 한다.
또한 이때부터 보스몹들 피통이 무지막지하게 많고 난이도도 올라간다.
결국 밸런싱 문제다.
적들 AI가 좋아지는 게 아니라 단순하게 체력과 공격력만 올려놓은, 성의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다.

이마저도 스토리가 산으로 가기 시작하면서 후반부에 현자타임이 몰려왔다.
대체 내가 왜 비싼 시간 들여서 이딴 노가다 하고 이딴 스토리 보려고 하는가? 말이다.


최종적으로 중고매각.
노멀과 프로에서 돌릴 경우 차이는 프로가 미세하게 좋긴 하지만 유의미할 정도의 차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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