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6일 수요일
여기 여우가 살고 있다 1 ~ 5 (완) - 이선웅
학산문화사에서는 나오는 파우스트BOX(일본의 고단샤BOX와 같은 브랜드로 이름만 바꾸었다) 레이블을 달고 나온 유일한 국산 라이트노벨 소설이다. 니이오 이신 전용(?) 박스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파우스트박스에는 이신 이신 이신 일색인데 그 중에 유독 눈에 들어오는 작품이다. 장르는 판타지 미스터리?
제목 처럼 주인공 근처에 여우가 살고 있다는 얘기로 여우의 정체는 구미호다. 주인공과 구미호가 겪게 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긴 한데 문제는 미스터리다.
책 표지에는 상당히 의욕적으로 미스터리 광고를 하고 있긴 한데 (후속권에는 신본격이 어쩌구 저쩌구 아무튼 현란한 문구가 미스터리 팬을 유혹한다) 설마 이 정도 완성도의 미스터리를 갖고 자랑이라고 하는 건가? 심히 궁금하다. 판타지 설정을 라이트노벨 감각으로 작성한 미스터리는 많은데 설마 이 정도 레벨을 갖고 미스터리 운운하는 건 아니올시다이다.
일단 분량이 적다. 적은 분량 내에서 이것 저것 욕심을 부려서 설익은 밥 같은 점이 가장 큰 감점요인이다. 특히 마무리로 갈수록 속도감 있는건 좋은데 반전을 거는 타이밍과 결말로 이어지는 부분이 어색하다. 균형감이 없다. 특히 초반 여우의 등장과 주인공에 관한 이야기는 분량을 더 늘렸어야 한다. 중편 정도의 분량으로 후딱 해치우기에는 시리즈 첫 편으로서 함량미달이다.
판타지 미스터리를 표방하고 싶다면 최근에 나온 야마가타 이시오의 <육화의 용사>정도는 되야 그나마 최소한의 미스터리 딱지라도 붙여줄 수 있는 레벨이다. 안타깝게 <여기 여우가 살고 있다>는 미스터리로서는 함량미달이다. 다만 앞으로 발전의 여지가 있기에 후속권의 완성도 여하에 따라서 평이 갈릴 것이다. 일단은 마지막 5권까지 다 샀기에 천천히 읽어 볼 요량이다.
(추가)
2권부터 5권까지는 단숨에 읽었다. 천천히 볼까 했다가 다음 권에는 좀 더 나아지겠지 낫겠지, 재밌어지겠지 기대감에 완결편까지 주행했지만 남는 건 허무함 뿐. 소재는 괜찮은데 그걸 풀어가는 수법이 별로라는 점은 끝까지 주효했다. 아쉽다. 인물들의 만담을 보니 그냥 일상 코믹물로 그렸어도 나쁘지 않았으리라 생각해 본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미스터리로 집어들면 곤란하다. 책의 광고는 타깃을 잘못 잡았다.
평점 3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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